"왜 이범호를 외치는 지 알겠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KIA가 가파른 상승세를 띠고 있다. 지난 주 한화와 LG를 안방에 불러들여 6경기 모두 쓸어담고 공동 4위에 올랐다. 그 앞주에서 1승5패로 허덕였던 팀, 꼴찌 가능성도 있던 팀이 갑자기 돌변했다. 얌전한 고양이에서 무서운 호랑이로 야성을 회복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눈에 띠게 달라진 것은 KIA의 공격력이다. 6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두 자릿 수 안타를 터트렸다. 팀 타율 꼴찌에서 4위(.260)까지 끌어올렸다. 상하위 타자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누구든 찬스를 만들고 득점타를 올리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이범호였다. 그의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다. 지난 5월 17일 오랜 부상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이후 팀 타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10경기에서 8경기 안타를 터트리면서 타율 3할7푼8리, 8타점, 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만 잘 때린 것은 아니다.
타선의 폭발을 일으킨 뇌관이었다. 팀은 이범호가 뛴 10경기에서 6번 두자리 수 안타를 날렸다. 10경기 팀 타율이 무려 3할3푼6리에 이른다. 이용규가 살아나고 있고 2번 김선빈과 3번 김원섭이 3할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김원섭은 6연승 과정에서 7안타를 치면서 9타점을 몰아넣었다. 그 가운데 3경기나 결승타를 날렸다. 뒤에 포진한 이범호 때문에 정면승부를 걸어오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5번 최희섭과의 LC 타선의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최희섭 홀로 4번을 지킬때는 상대투수들이 승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범호의 출루율이 높자 집중된 타깃이 분산되면서 최희섭에게 승부를 걸어왔다. 최희섭은 지난 주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고 "이범호가 고맙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범호는 공격력뿐만 아니라 특유의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3유간의 그물망이 촘촘해지고 있다. 이순철 수석코치는 "왜 다들 이범호가 있어야 한다고 외치는 이유를 알겠다. 현재 이범호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이범호가 돌아오면서 공수의 짜임새가 대단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