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시간대의 진입 장벽이 높았던 걸까.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하 신품)과 MBC 주말특별기획 '닥터진'이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동시간대 시청률 2위와 3위 자리에 올랐다.
28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7일 방송된 '개콘'의 시청률은 전국기준 19.9%를 기록했고, '신품'과 '닥터진'은 각각 12.8%, 11.8%의 시청률을 보였다. 지난 회보다 '신품'은 1.3%포인트, '닥터진'은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날 '개그콘서트'는 김원효 최효종 정범균 등 대세 개그맨들이 뭉쳐 선보인 새 코너 '하극상'이 첫 전파를 탔고 배우 주원, 박보영 등 여전히 화려한 게스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새롭게 시작한 두 드라마를 상대로 건재함을 과시한 셈.

'신사의 품격'과 '닥터 진'은 나란히 본격 전개를 시작하며 민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신사의 품격'은 서이수(김하늘 분)와 김도진(장동건 분)의 얄궂은 관계가 점점 더 흥미를 고조시키며 재미를 안겼다. 그 외 임태산(김수로 분)과 최윤(김민종 분), 그리고 새로운 등장인물 임 메아리(윤진이 분)까지 가세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장동건과 김하늘의 연기는 2회에 들어 한층 안정을 찾았고 향후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닥터 진' 역시 조선시대로 간 진혁(송승헌 분)이 영래(박민영 분)의 통사정을 듣고 그녀의 오빠 영휘(진이한 분)을 살리기 위해 힘든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날 그가 집도한 수술은 역사상 첫 뇌수술. 진혁은 망치와 끌, 송곳과 못 같은 열악한 도구만으로 훌륭히 수술을 집도해 시청자들을 긴장시켰다. 그 과정에서 진혁의 진중한 캐릭터와 영래의 절박한 심정이 잘 살아나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또 그를 오해한 영래의 발고로 포도청에 끌려갔던 진혁이 가까스로 참수형을 면하면서 다음 전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장동건-김하늘의 '신품', 송승헌-박민영의 '닥터진'은 지난 26일 토요일 첫 방송부터 10%를 넘기며 저력을 과시했지만, 일요일 시청률은 '개콘'의 우세가 점쳐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를 넘기며 승승장구하던 '개콘'도 최근 시청률이 10%대 후반으로 하락했기에 안심할 수만 없는 상황. '개콘', '신품', '닥터진' 세 프로그램의 맞대결은 향후 일요일 밤 예능-드라마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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