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야구의 부활, 자신감 되찾은 SUN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5.28 10: 40

SUN의 지키는 야구가 시작되는 것일까.
KIA의 마운드가 급속도로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모두 5회 이상을 버티기 시작했다. 더욱이 중반 이후 불펜의 힘이 강해졌다. 특히 6연승 과정에서 필승조들이 중심을 지켜주었다. 선동렬 감독 특유의 지키는 야구를 했던 것이다.
지난 주 6경기에서 KIA의 선발투수는 모두 6회 이내에 등판을 마쳤다. 나머지는 불펜의 투수들이 감당했다. 모두 19⅔이닝을 던져 경기당 3이닝을 넘게 책임졌고 실점은 4점(3자책점). 6경기 불펜 방어율이 1.37에 불과하다. 한때 붕괴됐다는 소리를 들었던 KIA의 불펜이 아니었다. 불펜이 튼튼하게 버티자 타자들은 경기 중후반 승기를 잡았다.

불펜의 핵심선수는 신인 박지훈이다.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고 승부를 피하지 않는 배짱이 있다. 2승5홀드 방어율 2.13을 기록하고 있다. 돌아온 한기주도 지난 주 4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를 챙겼다. 잠수함 유동훈도 세이브와 홀드를 챙기면서 중심투수의 활약을 했다. 이제는 선발투수들이 5회 또는 6회만 막아주면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불펜의 힘이 붙자 선 감독의 운용방식도 탄력이 붙었다. 특유의 발빠른 투수교체로 상대의 예봉을 꺾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6회 이상을 던지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후반에 들어서면서 한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리드하면 곧바로 필승조를 투입한다. 특히 박지훈의 투입 시기는 승부의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6연승의 분수령이나 다름 없었던 장면. 지난 25일(금) LG전 6회초 등판한 양현종이 2사 만루 위기를 맞이 했다. 3-2로 아슬하게 앞서고 있었다. LG는 오른손 대타 김태완을 내보냈다. 이미 앞선 두 타자도 오른손 대타였다. 다음 타자들인 박용택 이진영을 감안하면 그대로 양현종으로 갈 수도 있었다. 선 감독은 망설임 없이 루키 박지훈을 투입해 삼진으로 잡았고 박지훈은 이후 8회까지 좌우타자 관계없이 퍼펙트 투구로 4연승을 이끌었다.
선 감독은 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교체 카드를 내민다. 그러나 필요하면 자존심도 지켜주고 인내심도 있다. 선 감독은 "(25일 경기)당시 양현종을 만루위기까지 오래 끌고 간 것은 16승 투수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보다 많은 타자를 상대하면서 구위를 올려야 한다. 다른 때 같으면 볼넷 하나만 주어도 뺐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키는 야구는 완벽하지는 않다. 양현종 진해수 등 좌투수 라인이 튼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구위가 좋아지면 선발로 돌아가야 한다. 심동섭과 박경태는 재활군과 2군에 있다. 선 감독은 "현재 좌투수쪽이 가장 큰 문제이다. 좌투수가 살아나야 불펜의 운용폭이 넓어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울러 신인 박지훈이 첫 시즌에 대한 체력부담을 극복하는 문제도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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