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이대호와 같은 길 걸은 박종윤 우뚝서다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2.05.29 12: 57

롯데와 두산의 5월 25일(금) 잠실경기. 5위 자이언츠와 3위 베어스는 1게임차여서 양팀의 대결은 팽팽했습니다.
송승준-임태훈의 역투로 무득점으로 이어지던 경기는 4회초 롯데 5번 박종윤의 통렬한 우월 투런홈런으로 균형이 깨졌습니다.
이날 박종윤은 5회에 좌익수 옆 적시 2루타를 때리는 등 혼자 4타점을 올려 팀이 8-4로 이기는데 크게 활약했습니다.

박종윤은 26일 경기에서도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4회 1사 만루에서 우익수 옆 2타점 2루타를 날려 결승타를 기록하고 팀은 6-1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27일 1회초 롯데의 4번 홍성흔이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하자 이어서 나온 박종윤이 우전안타를 날려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두산 베테랑 투수 김선우를 무너뜨렸고 4회에는 1사 3루에서 기습번트로 쐐기를 박는 점수를 뽑아냈습니다.
수비에서도 박종윤은 이날 두 차례 안타성 강습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내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습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27일 2위에 오른 뒤 “이번 두산전은 우리가 대구에서 삼성에게 1승2패를 기록해 팀 승률 5할의 고비였고 두산이 1위 SK를 3연파하고 기세가 오른 때여서 상대하기 어려웠는데 고참 선수들과 투수진이 잘해 줘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하고 “특히 박종윤이 세 경기 모두 잘해 줘 기쁘다.”고 좋아했습니다.
올해 롯데의 주전 1루수로 자리잡은 좌타자 박종윤(30)은 지난 4월에는 타율 3할6푼6리의 맹타를 때려 팀이 선두에 나서는데 공헌했습니다.
5월들어서는 방망이가 주춤했으나 지난 주부터 다시 살아나 팀의 5번타자로서 우뚝섰습니다. 28일 현재 성적은 팀의 전 경기인 40게임에 출장해 타율 2할7푼3리, 홈런 3개, 타점 21타점, 출루율 3할2푸3리, 득점권 타율 3할4푼1리입니다.
박종윤은 본래 이대호와 똑같이 고교 시절 투수였습니다. 둘이 2001년 롯데에 입단할 때 이대호는 경남고 투수로 2차 지명 1번에, 박종윤은 원래 이름이 박승종으로 포철공고 투수 겸 외야수로 2차 4번으로 들어 와 당시 우용득 감독과 백인천 감독의 조언에 따라 함께 타자로 변신했습니다.
188cm, 92kg의 좋은 체격을 지닌 박종윤은 내야수로 포지션을 바꾸었으나 '만년 유망주'란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입단 동기 이대호의 그늘에 가렸고 고교 동창 최준석이 1루를 지켜 틈을 찾지 못했습니다.
최준석이 2007년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자 2008년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이대호를 3루로 기용하고 박종윤은 1루를 지키게 됐지만, 당시에도 외야를 보는 김주찬이 1루수로 더 많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자 제대로 1루수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11년의 긴 세월이었습니다.
지난 해 초 부임한 양승호 감독은 박종윤을 해외 전지훈련 때부터 맹렬히 조련했습니다. 조성환에게도 1루 수비를 연습시켰지만, 주전 1루수로 박종윤을 생각한 양 감독은 그의 실전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 연습경기에 그를 모두 출전시켰습니다. 야수들 중 가장 많은 9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48(23타수 8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했습니다.
또 박종윤은 당시 김무관 타격 코치(현재 LG)의 조련을 받으며 타격 자세 교정에 힘썼습니다.
그동안 높은 공에 약점을 드러냈던 박종윤은 어퍼 스윙을 레벨 스윙으로 바꾸어 손목의 위치를 높이고, 방망이 헤드도 처지지 않도록 하는 등 중심이동 훈련을 집중해 높은 공도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릴 수 있게 됐습니다.
외야수 손아섭, 박준서 등을 제외하면 우타자가 많은 롯데에서 좌타자인 박종윤의 활약이 중요합니다. 양승호 감독은 “박정태 타격코치의 지도로 골프 스윙인 자세를 높은 공도 잘 칠 수 있게 고치면서 금상첨화다.”면서 “이대호의 공백을 홍성흔과 전준우, 박종윤 셋이서 커버해주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박종윤 혼자도 상당한 몫을 해주어 팀 운영에 한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올 연봉 7,500만원인 박종윤은 이제 연봉도 올릴 기회가 됐습니다. 그는 모처럼 빛을 보게 되고 자리를 잡은 요즘에 대해 OSEN 기자와 인터뷰에서 “언제든지 내가 준비를 잘 하면 경기에 나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백업 요원으로 남을 것이다. 기회가 왔으니 이제는 결코 놓치지 않을 각오다.”고 침착하게 밝힙니다.
그의 목표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입니다. "야구하면서 우승한 적이 없다. 이번에는 꼭 해보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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