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을 감동시킨 '김현수의 특별한 선물'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5.29 09: 18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32)은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누렇게 색이 바랜 낡은 야구공이었다. 10여 년은 된 듯했다. 공의 표면에는 송승준의 이름과 함께 1997년 6월 8일 대 청주기공이라고 희미하게 쓰여져 있었다.
당시 경남고 2학년이었던 송승준은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52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청주기공과의 준준결승전서 4-4로 맞선 8회 중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렸다. 당시 외야 관중석에서 홈런 공을 주웠던 어린이팬은 10여 년 넘게 소중히 간직했다가 송승준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그때 홈런 공을 주웠던 초등학생이 승리 투수가 된 다음날(26일) 그 공을 주더라. 공을 받은 뒤 깜짝 놀랐다". 송승준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홈런 공을 주운 어린이팬은 세월이 흘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타자로 성장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현수(24)였다.

"현수가 경기를 앞두고 '형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 그러더니 공을 꺼내더라. 내가 홈런을 쳤던 건 기억이 나는데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현수가 그걸 주웠던 것이었다. 마음 먹고 가져온 것 같았다. 공을 받은 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기뻤다. 나도 잊고 있었는데 10년 넘게 잘 보관해줘서 진짜 고맙다. 다음에 밥 한 번 제대로 사야 겠다". 송승준은 감격에 찬 모습이었다.
"현수 덕분에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난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 송승준은 "현수가 수줍은 표정으로 '승준이형, 고등학교 때 홈런 공입니다' 그러는데 기분이 참 묘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김현수가 나를 우러러 봤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앞으로 내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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