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내야수 최동수(41)와 롯데 사이드암 투수 김성배(31)가 2차 드래프트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프로야구 9구단 NC 다이노스의 원활한 선수 수급과 선수들의 균등한 기회 보장 차원에서 마련된 2차 드래프트로 27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최동수와 김성배도 변화를 맞이한 27명에 포함됐다.
엄밀히 말해 최동수에게 2차 드래프트는 ‘변화’보다는 ‘귀환’에 가까웠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6년 동안 가슴에 LG 마크를 새겼던 최동수는 2010시즌 중반 SK로 트레이드, 1년 반 동안 SK에서 뛰었었다. 하지만 LG 김기태 감독은 “팀에서 최동수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최동수 지명을 팀에 요청했고 최동수는 1년 반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최동수는 전지훈련 당시 다시 LG 유니폼을 입게된 소감으로 “언젠가는 돌아갈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일이 일어났다”며 “내가 최고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는 이미 잘 안다. 후배들을 끌어가는 역할 외에도 내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야구를 할 것이다. 비록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욕심이 많다. 아직도 1루수 골든글러브를 꿈꾼다”고 각오를 전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최동수는 올 시즌 3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1리 18타점을 기록, 팀 내 우타자 중 가장 높은 타율로 FA로 팀을 떠난 이택근의 공백을 메웠다. 비록 1루 수비에서 종종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김기태 감독이 원했던 리더십을 100% 발휘 중이다. 최동수는 최고참이지만 신인 선수부터 고참 선수까지 모두를 아우르며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9년 동안 두산 유니폼을 있던 김성배도 프로 생활 처음으로 맞이한 변화에 잘 대처하고 있다. 김성배는 두산에서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오갔지만 좀처럼 확실한 보직을 찾지 못했었다. 부상이 김성배의 발목을 잡은 경우도 더러 있었다. 2005시즌 8승 8홀드 평균자책점 3.19으로 활약했지만 이듬해부터 작년까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프로 야구 선수로서 10년의 세월이 지났고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 김성배는 롯데에서 잡은 기회를 제대로 살리는 중이다. FA로 거액을 들여 영입한 정대현의 복귀 날짜가 미뤄졌지만 김성배가 마무리투수까지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셋업맨으로 탄생, 롯데 불펜의 핵심 투수로 떠올랐다. 올 시즌 24경기 20이닝을 소화한 김성배는 평균자책점 2.70 WHIP(이닝 당 출루허용론) 0.80을 마크 중이다.
최동수와 김성배 모두 성공적인 이적만큼이나 2차 드래프트에서 대한 견해도 긍정적이다. 최동수는 “선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물론 보완할 점도 있지만 꾸준히 실행될 필요가 있는 제도다”고 말했고 김성배도 “2차 드래프트의 본보기가 되어 2년 후 나와 똑같은 상황을 맞이할 2차 드래프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며 2차 드래프트가 선수로 하여금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차 드래프트 대상자는 주로 2군 선수들이었다. 팀마다 외국인선수와 군보류선수, FA 신청 선수를 제외한 40명 보호선수 명단을 만들기 때문에 주축 선수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길 확률은 극히 낮았다. 2차 드래프트 제도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2013시즌 이후 예정된 두 번째 2차 드래프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최동수와 김성배의 활약이 중요하다. 최동수와 김성배가 올 시즌 2차 드래프트 성공 신화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면, 1군 그라운드의 주축이 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2군 선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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