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역전승·역전패' 천당-지옥 오가는 한화 야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29 07: 20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최하위 한화가 롤러코스터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SK-KIA에 연이은 3연패 스윕으로 벼랑 끝에 몰리는가 싶더니 1위를 달리던 넥센을 제물삼아 시즌 첫 3연승 스윕을 작성하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한화 야구 자체가 그렇다. 최하위이지만 놀랍게도 역전승이 가장 많은 팀이 한화다. 물론 역전패도 가장 많은 팀이다.
한화는 올해 16승 중 10승이 역전승이다. 1위 SK(8승)보다 많은 역전승을 거두고 있다. 10차례 역전승 중 무려 7차례가 6회 이후 뒤집은 경기다. 올 시즌 최다점수차 역전승 기록도 한화가 갖고 있다. 지난 11일 청주 롯데전에서 0-7로 뒤지던 경기를 15-9로 역전시켰다. 7점차 역전승으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처럼 한화에 유독 역전승이 많은 건 타선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화는 팀 타율 2위(0.273) 출루율 1위(0.365) 장타율 3위(0.386)에 오르며 경기당 평균 4.5득점으로 이 부문 3위에 랭크돼 있다. 6회 이후 득점도 88점으로 넥센(94점) 다음으로 많다. 타선에 힘이 붙은 5월, 한화의 11승 중 7승이 역전승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반대로 역전패가 많다는 게 최다역전승팀 한화의 고민이다. 올해 한화는 25패 중 9패가 역전패다. 삼성과 KIA도 역전패가 9차례와 한화와 같다. 하지만 한화의 역전패는 질적으로 다르다. 6회 이후 뒤집어진 경기가 6차례나 된다.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한 게 4차례나 된다.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6-0으로 앞서던 경기를 8-11로 역전패당했다.
역전패가 많다는 건 그만큼 불펜이 흔들린다는 뜻이다.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5.05)은 리그에서 가장 높다. 블론세이브도 5개로 KIA(6개) 다음으로 많다. 불펜진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승계주자 실점율도 44.3%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는 것도 한화의 불펜 운용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나타낸다.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가 흔들리고 있고, 2년간 활약한 불펜 에이스 박정진도 2군에 내려갔다. FA 투수 송신영의 활약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역전승이 많고 역전패가 많다는 건 한화의 경기력 자체가 안정돼 있지 못하다는 걸 의미한다.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거둔 승리가 6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벤치에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경기가 없다. 투수가 잘 던지는 날에는 타선이 안 터지고, 타선이 터지는 날에는 투수들이 흔들리는 엇박자 경기가 나와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한화로서는 이 같은 기복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야구로는 계산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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