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양성우, 차세대 1번타자감으로 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29 10: 40

한화의 오랜 고민이 해결되는 것일까.
한화 신인 외야수 양성우(23)가 차세대 독수리 군단 1번타자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암고-동국대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양성우는 순수 신인임에도 1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7경기에 나왔고, 그 중 6경기는 선발로 나왔다. 최고령 1번타자 강동우를 대신해 리드오프로 나오거나 2번타자로 그와 테이블세터 이루고 있다.
기록만 놓고 보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17경기에서 29타수 5안타로 타율이 1할7푼2리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안타보다 많은 볼넷 7개를 골라내 출루율은 3할3푼3리. 여기에 단단한 체구에도 빠른 발을 지녀 단독 도루 능력도 갖췄다. 5차례 도루를 시도해 4개를 성공시켰다.

5월 한 달간 도루 4개를 성공시키며 고동진·한상훈과 함께 팀 내 최다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양성우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열심히 뛰어야 한다. 도루는 자신있다"며 뜨거운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화에서 출루 후 단독 도루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 수 있는 주자는 많지 않다. 그래서 양성우의 발은 더욱 돋보인다.
한화 한대화.감독은 "차세대 1번타자감으로 키워볼 만하다. 발도 빠르고 공을 볼 줄 안다"며 양성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양성우는 타석당 투구수가 4.6개로 3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에서 가장 많다. 양성우 본인은 "프로 투수들의 유인구에 속지 않으려 볼을 끝까지 보다 보니 그렇다. 선구안이 좋지는 모르겠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볼을 보고 골라낼 줄 아는 '1번타자의 눈'을 지녔다.
외야 수비력도 수준급이다. 한대화 감독도 "팀 내 외야수 중에서 수비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했다. 빠른 발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어깨도 강한 편이다. 지난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9회 뼈아픈 판단미스가 있었지만 양성우는 "실수는 잊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두둑한 배짱을 드러냈다.
실제 양성우는 개막전에서 같은 신인 김성호에게 삼진을 당한 후 "김성호가 아니라 다른 투수들 볼 치기에 바쁘다"며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김성호가 그를 삼진으로 잡은 후 "2007년 봉황대기 결승 때 양성우에게 끝내기 사구를 준 적이 있다. 프로에서 첫 삼진을 양성우한테 잡아내 약간 통쾌함을 느꼈다"는 말에 대한 화답으로 그만큼 지기 싫어하는 근성과 투지로 똘똘 뭉쳤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이 이뤄지고 있는 한화. 그 중심에 차세대 1번타자로 떠오르고 있는 양성우가 있다. 양성우가 '빠른 발로 상대를 괴롭히는' 한화의 오랜 1번타자 갈증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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