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월드컵? 생각 안해...오직 카타르·레바논전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5.29 07: 10

"월드컵을 생각하는 건 아니다. 카타르·레바논과 경기 생각만 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밤 스페인전을 앞두고는 스위스의 이베르동 레 방에서 마지막인 나흘째 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은 29일 스위스의 수도 베른에서 공식 기자회견과 훈련을 갖고 31일 새벽에는 스페인과 평가전을 가진 후 다시 이베르동 레 방으로 돌아온다.
현재 대표팀은 스페인과 평가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28일에서야 21명의 선수들이 모여 첫 훈련을 한 만큼 제대로 된 전력이 아니고, 대부분 선수들의 컨디션 또한 정상이 아니다. 특히 대표팀의 주축 이동국(33, 전북)과 기성용(23, 셀틱) 등은 스페인전에 선발로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이동국의 컨디션이 나쁜 건 아니다. 이동국은 26일 수원과 K리그 경기서 2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2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50득점-50도움이라는 특별한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단지 스위스로 이동한 후 이틀밖에 시간을 갖지 못하는 이동국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베르동 레 방에 위치한 스타드 뮈니시팔서 만난 이동국은 "컨디션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 훈련 환경도 좋은 편이고 잠도 잘 잤기 때문에 좋다고 말할 수 있다"며 좋은 몸상태로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첫 훈련 소감을 전했다.
이동국에게 월드컵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온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이동국은 2002년에는 국내서 열리는 월드컵임에도 탈락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6년에는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한국을 독일 월드컵으로 이끌었지만 환송 평가전서 십자인대 파열을 당하며 눈물을 훔쳐야 했다.
12년을 기다려 참가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충분한 기회도 잡지 못한 데다 우루과이와 16강전서는 결정적 찬스서 슈팅이 골로 연결되지 않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즉 월드컵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지 못한 이동국에게 이번은 기회인 셈. 하지만 이동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앞에 닥친 경기만 생각하겠다는 것이 이동국의 입장.
이동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다. 단지 카타르·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만 생각하고 있다. 그냥 경기를 치르다 보면 저절로 이루어질 일들이지, 미리부터 생각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국에게는 '중동 킬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88번 출전한 A매치에서 28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그 중 10골을 중동팀들을 상대로 기록했다. 특히 지난 2월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예선에서도 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중동팀하고 경기를 많이 해서 많이 넣은 것뿐이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주어진 시간 안에 잘 뛰어서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랄 뿐이다. 골을 넣든지, 도움을 기록하든지 경기서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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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르동 레 방=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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