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막내' 김희진, 런던서 목표는 "더 많이 뛰는 것"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5.29 07: 24

"예? 저요?".
185cm의 장신에 코트 위에만 서면 펄펄 나는 강심장이지만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서는 한없이 어색하기만 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 김희진(21, IBK기업은행)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8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고 돌아온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지난 28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 탈락의 아픔을 딛고 '숙적' 일본을 격파한 한국은 7전5승2패 전체 2위의 성적으로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선발로 꾸준히 뛰지는 못했지만 일본전에서 교체 투입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대표팀 막내 김희진은 이번 예선전이 낳은 또 한 명의 스타였다. 김희진의 묵직한 서브와 공격은 일본을 흔들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센터와 라이트를 넘나드는 김희진의 폭 넓은 활용도에 경기를 중계하던 일본 해설진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코트에서 배짱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마이크 앞에서는 한없이 쑥스러워하는 앳된 모습을 보였다.
김희진은 "일본전에서 승리를 거둬 두 배로 더 기쁘다. 언니들도 그렇지만 본선 진출은 저희들에게 좀 더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며 본선 진출의 소감을 전했다.
센터와 라이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희진은 이번 예선전에서도 두 포지션에 모두 출장했다. 김희진 본인은 "아무래도 라이트가 더 편한 감이 있다"면서도 "이번에 라이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올림픽 에서는 센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멀티플레이어로서 욕심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V리그에서 팀 동료인 박정아(19)와 신인왕을 다퉜던 김희진은 아쉽게 생애 한 번뿐인 영광을 놓쳤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로 선발돼 맹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김희진은 "신인상에 대한 아쉬움보다 하나를 잃고 둘을 얻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웃었다.
이제 불과 59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 본선 무대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대표팀 '막내'로서 "좋은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김희진은 "런던에 가서 좀 더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기회가 온다면 보답으로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또 다른 샛별로 떠오른 김희진이 본선 무대에서 세계의 강호들과 맞서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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