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동물 없는 연극'이 내달 20일 막을 올린다.
'동물 없는 연극'은 2002년 몰리에르 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부조리극이다. 제목에 명시되어 있는 '동물'은 인류가 간직했던 동물성과 원시성을 상징한다. 칠면조가 되는 꿈에서 바다를 보고 어머니를 보고 인류 진화의 태초였던 물고기를 그리워하면서 생명의 충만감을 잃은 불안감을 반추하고 있다.
국내초연으로 올라오는 이번 공연에서는 우리나라 관객들의 문화와 정서에 맞도록 8편중 7편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7편의 이야기들의 내용은 다양하다. 지능을 비교하는 두 형제 이야기, 공연을 본 후 소리치는 '브라보' 때문에 싸움을 벌이는 부부 이야기, 새가 되고 싶어 하는 이발사 이야기, 거대한 볼펜이 지붕을 뚫고 거실까지 들어와 난리가 난 가족 이야기, 루이 15세 스타일의 가발 덕분에 결국 금연에 성공하게 되는 한 애연가의 이야기, 옛날 미국 링컨 대통령을 위험에 빠트린 적이 있는 자기 선조 밥 때문에 친구가 자신을 밥이라고 부르는 것을 거부하는 한 골프 치는 사람 이야기, 최초에 물고기에서 나왔다는 인류 진화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보고 싶어하는 박물관 관객들에 대한 이야기다.
연출은 7개의 서로 다른 작품을 '박물관'이라는 공간으로 통일시켜 표현하고자 한다.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현재는 아니지만 현재적이고, 진실하지만 진짜는 아니다. 즉 인류의 지나간 시간에 대한 관찰이며, 해석이고, 외침이다. 이는 연극의 특성과 만나고 있다. 연극과 박물관의 특성을 이용해 제 3의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관객들은 연극 무대이면서 박물관이고, 박물관 전시물이면서 연극 공연인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부조리적인 독특함과 사실주의적인 일상의 모습을 '박물관'이라는 공간적, 개념적 특성을 활용해 표현한 '동물 없는 연극'은 내달 20일부터 7월 1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티켓은 일반 2만 5000원, 학생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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