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두산다운 야구, 팀이 구심점 되어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29 16: 57

“열심히 하는 것은 프로 선수로서 기본이다. 내가 쳐서 이겨야 한다는 것보다 내가 뒤에 더 좋은 찬스를 연결해줘야 한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황에 맞게, 경기 흐름에 따라 욕심내지 않아야 할 때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발휘하길 바란다는 이야기였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특유의 온화한 분위기는 잃지 않으면서도 개인 성적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중시했다.
현재 두산은 시즌 전적 19승 1무 19패(공동 4위, 28일 현재)에 최근 3연패와 홈경기 8연패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원정경기서 11승 1무 7패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달리 안방에서는 8승 12패에 그치고 있는 것이 두산의 현재 자화상이다.

“홈 팬들 앞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라며 선수들을 책망하기보다 감싸는 어조로 이야기한 김 감독. 그러나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어긋나는 모습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꼬집었다.
“아직 선수들이 ‘두산다운 야구’에 맞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다들 열심히 한다. 그러나 열심히는 프로선수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자세일 뿐. 개인 성적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뇌리에 팀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지면 팀의 회복력은 그만큼 떨어진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과 후반 두산은 전력이 객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장타를 욕심내지 않는 팀 배팅과 계투진에서 의외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포스트시즌 컨텐더로 자리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 성적 면에서도 타율, 도루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던 두산이지만 현재 두산 타선은 출루율(3할2푼8리)과 장타율(3학4푼9리) 모두 8개 구단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도 5위(4.26)로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내가 잘해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보다 내가 후속 선수에게 잘 연결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개인적인 공명심이 아닌 팀을 위한 공동체 의식을 갖길 바랐다. 그렇다고 팀 배팅에 있어 무조건적인 밀어치기 등이 아니라 경기 상황을 보고 생각하는 융통성도 갖춰주길 바랐다.
“1사 2,3루에서 이종욱이나 정수빈이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이들은 발빠른 좌타자인 만큼 정면 타구나 빠른 땅볼 등이 나오지 않는 한 아웃되지 않는 선수들이다. 2,3루 상황이면 1루수가 베이스에서 떨어져 정상 위치에 있는 때다. 그럴 때는 수비 시프트를 잘 보고 우익선상으로 재치있게 당겨칠 수 있는 모습도 필요하다. 상대를 이용할 줄 아는 팀 플레이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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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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