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에게 선물’ 김현수, “아버지께서 주신 공”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29 17: 09

“드려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시간이 마땅하지가 않았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전한 겁니다”.
15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 값진 선물. 선물을 건넨 주인공은 “아버지께서 주신 공일 뿐이다”라며 오히려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송승준(32, 롯데 자이언츠)의 경남고 시절 홈런볼을 선물한 김현수(24, 두산 베어스)가 뒤늦게 선물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송승준은 지난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누렇게 색이 바랜 낡은 야구공이었다. 10여 년은 된 듯했다. 공의 표면에는 송승준의 이름과 함께 1997년 6월 8일 대 청주기공이라고 희미하게 쓰여져 있었다.

당시 경남고 2학년이었던 송승준은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52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청주기공과의 준준결승전서 4-4로 맞선 8회 중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렸다. 당시 외야 관중석에서 홈런 공을 주웠던 어린이 팬은 10여 년 넘게 소중히 간직했다가 송승준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그리고 그 어린이 팬은 지금 두산의 주축 타자인 김현수다.
 
2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만난 김현수는 “아버지께서 그 공을 잡으셨다. 10여 년 간 갖고 있었는데 이제야 승준이 형에게 드렸다”라며 이야기했다. 송승준도 그 공을 받고 잊고 있던 고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흐뭇해했다는 후문이다.
뒤이어 김현수는 “언젠가 승준이 형에게 드려야겠다는 생각은 줄곧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라며 “드려야 돼서 드린 것 뿐”이라며 겸손하게 밝혔다. 김현수와 아버지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공은 송승준에게 15년 전 뜻깊은 기억을 상기시키며 열띤 시즌 중 망중한의 시간을 가져다주었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