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선수촌 농구장에 이종현(19, 경복고, 206cm)의 이름이 쉴 새 없이 울렸다.
국가대표협의회는 29일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서는 대한민국 남자국가대표팀의 최종 12인 명단을 발표했다. 예고됐던 대로 김주성(동부)이 무릎 부상으로 빠졌고, 그 자리를 고교생인 이종현이 메웠다.
이상범호는 이날 태릉선수촌서 중앙대와 연습경기를 통해 첫 실전 감각을 익혔다. 경기장에서 가장 많은 이름이 불렸던 건 이종현이다. 이상범 감독과 우지원 코치를 비롯해 대표팀 선배들의 입에서는 연신 이종현의 이름이 나왔다. 자리를 빨리 잡으라는 주문이었다.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만큼 이종현에게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이 감독은 "(오)세근이와 (이)승준이가 4번을 맡고 (이)종현이가 5번을 맡아 로테이션 체제로 운영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를 보였고, 이승준도 "젊음과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잘해내고 있다"며 "경험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조금만 더 경험을 쌓는다면 더욱 잘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종현도 이날 연습 경기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준과도 좋은 콤비 플레이를 펼쳤고 김태술과도 멋진 호흡을 선보이며 덩크슛도 꽂아넣었다. 이종현은 1쿼터와 4쿼터에 나와 20분 동안 뛰며 팀의 67-61 승리에 일조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서 "한 달 만에 경기를 뛰어서 그런지 힘들었다"며 "감독님이 백코트를 빨리해 자리를 잡으라고 했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표팀 멤버 중 유일한 고교생으로 김주성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이종현이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렇기에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그동안 한국의 골밑을 책임졌던 하승진과 김주성의 부재 속에 오세근마저 발목 부상으로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나머지 빅맨들의 활약이 절실한 것. 이종현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이종현은 "최종 명단에 들어간 것이 굉장히 영광스럽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기쁨을 나타낸 뒤 "부담감이 크지만 대표팀 막내답게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부족한 스피드와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공격할 때는 자리를 빨리 잡아 스크린을 걸거나 리바운드를 잡고 수비시에는 블록슛을 하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싶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표팀은 내달 4일 고려대와 두 번째 시험 무대에 오른 뒤 한 차례 더 연습 경기를 가질 계획이다. 이후 19일 푸에르토리코서 전지훈련을 통해 오는 7월 2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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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이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