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시간이 없잖아".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은 지난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올 시즌 처음 결장했다. 웬만하면 경기에 빠지지 않는 김태균이었지만 갑작스런 몸살 기운으로 도저히 경기에 나설 상태가 아니었다. 하루 휴식을 가진 뒤 준비한 29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도 김태균의 상태는 완전치 않았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수시로 김태균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한대화 감독은 김태균을 바라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감독은 "태균이가 왜 힘든지 아는가? 쉬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경기 중 김태균이 편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게 한 감독의 설명이다.

한 감독은 "매경기 2~3번씩 출루해서 주자로 나간다. 그런데 홈은 들어오지 못하고 계속 서있는다. 수비할 때도 서있고, 공격할 때도 서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지칠 수밖에 었다. (득점으로) 홈에 들어와서 쉬면 괜찮은데 들어오지를 못하니 더 힘들다"며 안타까워했다.
김태균은 40경기에서 138타수 60안타 타율 4할3푼5리로 개막 후 한 번도 4할대 미만으로 타율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 27개와 사구 1개를 더해 총 88번이나 출루했다. 홈런 5개를 빼면 83번이나 1루 베이스를 밟고 주자로 있었는데 21번밖에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만큼 주자로도 힘을 많이 소비해야 했다.
게다가 올해 40경기 중 31경기를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249이닝을 수비에 나서며 1루에서도 힘을 소모했다. 또 다른 1루수 장성호가 있지만 최근 어깨 통증을 호소해 수비에 작은 어려움이 있다. 12경기에 1루수로 나서 87이닝을 소화했지만 여전히 비중은 김태균에게 쏠렸다. 공수주에서 쉴새 없이 힘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힘이 빠지고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경기 전까지 김태균의 몸 상태를 체크한 한대화 감독은 결국 4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그의 이름을 써넣었다. 김태균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며 직접 한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4번타자로서 연속 결장은 있을 수 없다는 책임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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