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안방극장에 훈훈한 새 바람이 불어온 가운데,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 중년 '꽃미남' 배우들의 열연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년판 꽃보다 남자', '비주얼 드라마'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톱배우들의 라인업으로 일찍이 기대를 모았던 '신사의 품격'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답게 1회부터 배우들의 스스럼없는 코믹 연기가 펼쳐졌다.
특히 신사 4인방 중 한 명인 배우 이종혁은 극중 낙천적이고, 겁 많고, 놀기 좋아하는 천성적인 한량 이정록 역을 열연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26일 첫 방송 된 '신사의 품격'에서 이정록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온 여자를 보자마자 유혹에 나서며, 결혼반지를 빼 주머니에 넣는 모습으로 '바람둥이' 인상을 단단히 심었다. 또한 아내 박민숙(김정난 분)의 의심을 피하고자 위치 추적이 되는 휴대전화를 친구들 곁에 두고 도망가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러한 바람기 때문에 항상 이혼 위기의 난간에 서 있는 이정록은 박민숙에게 쩔쩔매며 그를 떠받들며 모시고(?) 사는 모습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신사의 품격'의 이종혁은 코믹한 카사노바로 망가지는 연기를 펼치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물론 이종혁은 앞서 영화 '미쓰 홍당무'나 KBS 2TV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를 통해 가벼운 웃음을 자아내는 캐릭터를 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종혁은 작품들 속에서 주로 검사, 교수, 무사 역 등 무게감 있는 진지한 이미지를 풍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종혁은 지난 2010년 인기 폭풍을 몰고 왔던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잔혹한 암살자 황철웅 역으로 많은 대중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황철웅의 고독하면서도 악랄한 모습을 절제된 내면 연기로 표현했던 이종혁은 '차갑고 시크한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그간 이종혁이 작품 활동과 함께 응했던 매체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종혁은 '재밌는 사람'으로 자주 언급됐다. 배우 지진희는 이종혁에게 "코미디적인 감이 뛰어난 재미있는 친구"라고 평했고, 이종혁도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인지 잘 안다. 목소리 톤이 낮고 직설적이어서 첫인상이 강하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잠시만 같이 있어보면 나의 정체(?)가 드러난다"며 자신에 대한 평을 내리기도 했다.
'신사의 품격' 제작발표회에서도 제대로 된 연기 변신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종혁. '신사의 품격' 이정록은 이종혁에게 연기 변신의 매개체뿐 아니라 '진짜 이종혁'의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카리스마 있고 냉철한 캐릭터로 활약했던 이종혁이 귀엽고 코믹한 캐릭터에서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어나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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