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가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다.
올 시즌 임찬규는 선발투수로 전향, 주키치에 이은 두 번째 에이스 투수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지난겨울 사이판 1차 전지훈련부터 체력증진에 힘을 쏟았고 체인지업을 부단히 연마,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호투하며 선발진 진입에 청신호를 쐈다.
하지만 임찬규의 올 시즌 성적은 승리 없이 2패만을 안은 채 평균자책점 6.46, 지난해 140km 후반대를 형성했던 직구 구속을 잃어버리고 경기운영에도 감을 잡지 못하며 고전 중이다. 실제로 시즌 초 임찬규는 “불펜에서 했던 것처럼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해야할지, 아니면 체력을 생각해서 완급조절에 임해야 할지 고민된다”며 “체인지업은 좋아졌는데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나도 모르게 포수가 직구를 요구하면 다른 공을 선택하게 되더라”고 고충을 토로했었다.

결국 임찬규는 지난 6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17일 다시 불펜투수로 1군에 복귀했다. 임찬규 외에 신예 선발투수들이 호투를 펼치면서 임시적으로 불펜 필승조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임찬규는 불펜투수로서도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투구시 왼발을 내딛는 동작에 변화를 줬지만 별다른 효과 없이 류택현의 부상과 한희, 우규민의 부진으로 생긴 불펜진 공백을 메우는 데 실패했다.
임찬규는 지난 23일 넥센전에서 직구 구속이 130km 후반에 그치며 이택근과 박병호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았다. 홈런 허용 후 구속이 140km 초반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공이 높게 형성되며 컨트롤이 흔들리는 모습만 노출하며 28일자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임찬규 상태에 대해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젊은 투수가 구속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가만히 놓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본인이 구속을 다시 올리기 위해 투구폼을 수정하기도 했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실 시즌 중 투구폼을 수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개인적으로도 반대하는 입장이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결국 현재 임찬규는 2군에서 긴 호흡을 하고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29일 “임찬규를 2군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릴 생각이다. 충분히 지켜본 후에 선발투수로 1군에 복귀시키려고 한다”며 임찬규에게 분위기 전환의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고졸 신인투수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던 임찬규가 예상치 못한 구속저하와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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