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배합이 좀 아쉬웠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는 지난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3⅔이닝 7피안타 1볼넷 3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한국 데뷔 후 최소 이닝으로 가장 좋지 못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루가 지난 30일 대전구장. 한화 한대화 감독은 전반적인 볼 배합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감독은 "조동찬과 조영훈은 모두 직구를 잘 치는 타자들이다. 그런데 직구로 승부하다 안타를 맞았다. 그런 볼 배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박찬호는 투스트라이크를 잡고 맞은 안타가 5개가 됐는데 볼 배합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박찬호는 조동찬을 상대로 2회 첫 타석에서 초구 변화구를 던진 후 2~4구 모두 직구로 승부하다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4회 무사 1·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줄 때에도 4구째 직구가 외야로 깊숙하게 날아간 타구였다. 조영훈에게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1B2S 유리한 카운트에서 직구를 던지다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박찬호의 제구가 좋지 않은 게 문제였다. 한 감독은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으니 직구로 승부했을 것이다. 어제(29일)는 제구가 안 좋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찬호는 19년 프로 경력을 통틀어 처음 한 이닝 몸에 맞는 볼 3개를 내줄 정도로 제구가 흔들렸다. 박찬호 본인도 경기 후 "제구가 좋지 않아 몸에 맞는 볼이 많았고, 투스트라이크 이후 맞은 연타도 아쉬웠다"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대구(5일) 경기에서는 볼이 낮게 형성됐는데 어제는 체인지업·슬라이더 같은 변화구가 높게 제구되더라"며 컨트롤 난조를 지적한 뒤 "팔각도가 낮아져 공을 밀어던지는 느낌도 들었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 변화구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구가 흔들리자 변화구도 통하지 않았고, 직구 위력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좋지 못한 피칭을 펼친 박찬호. 과연 다음 등판에서 명예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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