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날고기는 주원, 브라운관이 좁았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5.30 23: 08

원톱 주연으로 나선 배우 주원이 그야말로 날고 기는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의 호평을 받아냈다.
주원은 30일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각시탈'에서 시크한 종로서 순사 이강토 역을 맡아 맹활약했다.
이강토는 독립 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역시나 독립 운동에 가담했다가 바보가 된 형 이강산(신현준 분)을 보며 식민지 조국에 환멸을 느끼고 대일본제국에 충성을 맹세하기로 다짐했다. 돈 없고 백도 없지만 무술 실력을 연마해 결국 순사가 됐고 테러 분자들을 체포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며 실력을 인정받은 끝에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된 경성 최고의 차도남이 됐다. 그 결과 낮에는 순사로 맹활약하고 밤에는 최고급 슈트에 자동차를 몰고 여인들을 끼고 사는 사교계의 황태자로 등극한 것.

그런 가운데서도 바보 형을 아끼는 마음은 남달랐다. 시장 통에서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며 맞고 있는 형의 모습을 보곤 분노를 폭발시켰다. 형을 바보로 만든 일본에 충성해 번 돈으로 호의호식을 하는 그의 처치를 비난한 모친을 향해 "조선이 뭔데 그까짓 게 뭔데. 내 깜냥엔 해보겠다는 데 살아보겠다는 데!"라고 호통 치고는 가출도 감행했다.
이날 주원은 과거 총명했던 형이 경성제대 법대에 입학하기 까지 물심양면 보필하며 훈훈한 형제애를 보여주던 이강토의 어린 시절 순수한 모습부터 아버지를 잃고 형이 망가지면서 세상에 대한 적개심과 야망으로 똘똘 뭉친 남자의 모습까지 상반된 캐릭터를 호연하며 극의 중추를 잡았다. 세상과 운명에 맞서 변모해가는 다면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필요한 섬세한 감정 연기도 탁월해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주원은 데뷔 2년 만에 대작 드라마의 메인 타이틀롤로 급부상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민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이후 영화 '특.수.본'과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 등을 통해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온 결과다. 아직 100억 대작의 주인공으로는 역부족이 아닌가하는 항간의 우려를 불식할 정도로 성숙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 중간 각종 SNS와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주원의 성과를 호평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기대 이상이다. 주연감이다", "연기 이렇게 잘했나? 소름 끼침", "주원, 하는 작품마다 대박난다더니 그럴만 하네요" 등과 같은 응원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편 '각시탈'은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한국형 히어로물.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1930년대를 배경으로 무술에 능한 주인공 이강토가 일제에 맞서 싸우는 활약상을 그려간다. 원작 만화가 워낙 인기를 끌었던 데다가 제작비만 100억 원 선이 투입된 기대작으로 KBS의 2012년 상반기 드라마 라인업 중 최고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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