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재주꾼 주원이 지난 30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각시탈’에서 경성 최고의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순사로 완벽 변신했다.
등장부터 강렬했다. 종로서 경부보 이강토(주원)는 조선과 일본의 병합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공의 영결식 장례행렬을 경호하며 조선시민들을 향해 “감읍!(감격하여 목메어 욺)”을 명령했다.
시신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고 달아나는 여자를 가까스로 잡은 후에는 “내가 네 년을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아냐. 담사리 어딨냐”며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바로 한 달 전 사형선고를 받고 각시탈의 도움으로 법정에서 탈출한 독립군대장 목담사리(전노민)의 딸 오목단(진세연)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강토가 오목단을 체포한 순간, 때마침 각시탈이 말을 타고 쇠퉁소를 휘두르며 나타났다. 각시탈은 무장순사들을 쓰러뜨리고, 조문객들을 향해 단도를 던져대며, 이공의 명정에 알 수 없는 표식을 남긴 채 오목단을 말에 태우고 바람같이 사라졌다. 다 잡은 표적을 각시탈 때문에 놓친 이강토는 달아나는 두 사람을 향해 총을 쏘아 댔다. “각시탈!”이라고 소리치며 악에 받친 분노를 폭발시키는 이강토의 두 눈에는 살기가 넘쳤으며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는 파괴력을 더했다.
이어진 장면에서 이강토는 더블수트를 차려입고 시보레 자동차를 모는 경성 최고의 ‘차도남’의 모습으로 분했다. 이강토는 경성 최고의 클럽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 댄서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숨겨진 댄스실력을 뽐낸 주원은 “내지인(일본인)만 총장하라는 법 있냐. 종놈도 총리가 되는 세상이다”며 야욕을 드러내고 “에로 전선 좀 어지럽혀 볼까?”라며 여자를 꼬시는 사교계의 황태자로 완벽 변신, 악에 받친 모습으로 각시탈을 쫒던 조선인 형사 이강토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매력을 뽐냈다.
뿐만 아니라 주원은 “텐노 헤이까 반자이(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면서 “조선이 뭔데, 그까짓게 뭔데! 그게 언제 나 밥 한 끼 사준 적 있어!”라고 폭발하는 조선인 이강토의 내면에 숨겨진 뿌리 깊은 고뇌를 브라운관에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강토는 독립운동을 하다 바보가 된 형 이강산(신현준)을 보며 오직 성공만을 위해 종로경찰서 최고의 순사가 된 인물. 이날 방송에서 이강토는 절친한 친구 슌지(박기웅)에게 “우리 형만 고칠 수 있다면 앞잡이 소리 좀 들으면 어때”라며 악착같은 모습 속에 숨겨진 인간미를 드러내며 입체적인 매력으로 인물에 설득력을 더했다.
한 작품에서 이토록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 ‘차도남’은 없었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에는 상처를 품고 있는 ‘차도남’의 기본 조건에 화려한 댄스실력과 무술실력, 거기에 형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인간미까지 겸했다. 과연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매력의 ‘차도남’ 주원의 매력에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홀리게 될지 더욱 기대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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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