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아가 '로맨틱 코미디'계 여왕의 위용을 입증했다.
김선아는 지난 30일 첫 방송 된 MBC 새 수목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이하 '아이두')에서 구두 디자이너 황지안으로 분해 '김선아 표' 워커홀릭 커리어 우먼 캐릭터를 구축했다.
황지안은 구두 패션쇼장에서 맞닥뜨린 돌발 상황에서도 당황한 기색 없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는 디자이너이자, '사랑보다는 일'을 외치며 독신주의를 선언한, 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열정을 가진 강한 여성이다. 반면 자궁의 나이는 50대에다가, 아직은 이른 나이에 폐경기가 다가왔다는 의사의 말에 애써 쿨한 척하다가도, 문득 마주하게 된 자신의 모습에 "아직은 쓸만한데"라고 읊조리는 씁쓸한 골드 미스이기도 하다.

이날 방송분에서 김선아는 황지안의 당당함은 물론, 그 안에 꽁꽁 숨겨진 외로움까지 조심스럽게 꺼내놓으며 단순한 '로코 퀸'이 아닌 연기파 배우의 진정한 깊이를 발산했다.
황지안으로 변신한 김선아의 모습은 전작 SBS 주말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눈물이 마를 새 없었던 시한부 인생의 암 환자 이연재와 극강의 대비를 이뤄, 그의 변신을 더욱 파격적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특히 '아이두'의 김선아는 앞서 '로코 신드롬'을 일으킨 MBC '내 이름은 김삼순'과 화제작 SBS '시티홀' 등 같은 '로코' 장르의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털털한 매력의 '캔디녀'를 벗어던지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서서 카리스마로 좌중을 호령하는 '차도녀' 매력을 더했다.
김선아는 그간의 작품들 속에서 '따뜻한 옆집 언니' 이미지를 풍겼던 것과는 달리, '아이두'에서는 짙은 스모키 화장과 깔끔한 커트 머리의 스타일링으로 도도한 매력을 펼쳤다. 눈빛만으로 주변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메두사' 상사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이다. 이로써 자칫 김선아를 '로코퀸'으로 만들었던 인기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의 재탕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완전히 불식시켰다.
무엇보다 슈퍼 알파걸 황지안은 이날 방송된 청년 백수 박태강(이장우 분)과의 엉겁결에 보낸 하룻밤을 시작으로 좌충우돌 로맨스에 휘말리게 될 것이 예고돼 김선아 특유의 코믹 연기가 곧 발산될 예정이다.
'로코 퀸' 김선아와 골드 미스 황지안의 만남은 자칫 뻔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에 뻔하지 않은 새로운 색을 칠했다. 김선아만의 팔색조 매력으로 펼칠 황지안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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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