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마운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이만수 SK 감독은 "마무리 정우람을 한동안 쓸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손톱(왼손 검지)이 깨져 일주일 정도 박희수가 마무리로 대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감독은 "김광현을 이번주에 올릴 것이다. 불펜 대기 없이 바로 선발 투입할 것"이라고 말해 에이스의 복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김광현은 오는 6월 1일부터 문학구장에서 펼쳐질 KIA와의 홈 3연전 중 한 경기에 선발로 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우람이 당분간 휴업 상태가 되고 박희수가 일시적이라고는 하지만 맨 뒤로 이동했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중간 불펜진들의 배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전체 마운드 운용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대적으로 선발 투수들은 이닝 소화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 불펜 투수들도 책임져야 할 이닝수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대비를 해야 한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도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좀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엄정욱의 선발 전환이 다시 백지로 돌아갔다. 엄정욱은 최근 불펜에서 40여개의 볼을 던져 선발 복귀를 타진했다. 그러나 정우람의 갑작스런 전력 이탈로 불펜에서 다시 대기하게 됐다. 정우람은 29일 넥센전에 나와 피칭하는 도중 왼손 검지 손톱이 깨졌다.
여기에 제춘모도 선발 등판을 한차례 미룬 상태. 이 감독은 "원래는 오늘(30일) 선발은 박종훈이 아니라 제춘모였다. 그런데 오른 어깨 안쪽에 통증을 느껴 등판이 밀렸다"면서 "미리 선발 투수를 말하고 싶지만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입장이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다행히 제춘모는 31일 선발 투수로 바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어깨가 빨리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만큼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로페즈가 빠진 외국인 투수 한 명 자리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마리오 산티아고와 윤희상 정도만 무리 없이 제대로 일정을 유지해오고 있다.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정상적으로 가담될 수 있다면 SK로서는 좀더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불펜의 활용을 좀더 폭넓게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최영필이 합류했고 기존 이재영, 엄정욱, 전유수, 임경완 4명의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여러 면에서 김광현의 가세와 박희수의 마무리 이동은 SK 마운드에 또 다른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