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지 않는 선발‘이 된 두산 희망봉 이용찬-김승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31 16: 36

시즌 전 기대치보다 더욱 잘해주고 있는 선발 투수들에 대해 투수코치도 대견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풀타임 선발투수로 검증되지 않았던 두산 베어스의 우완 선발 이용찬(23)과 김승회(31)가 이제는 투수진의 ‘믿는 구석’이 되었다.
이용찬과 김승회는 지난 29~30일 잠실 KIA 2연전서 잇달아 선발승을 거두며 홈경기 고전을 면치 못하던 두산 선수단의 자존심을 세웠다. 동시에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이어진 KIA전 4연승을 이끌며 KIA와의 3연전 시작 전 5연패로 수세에 몰렸던 팀을 다시 추스르게 했다.
29일 선발로 나선 이용찬은 초반 불안한 제구로 1회서만 4번의 상대 출루를 허용했으나 포수 양의지의 도루 저지 2차례에 힘입어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6이닝 5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5개) 1실점으로 시즌 4승(4패)째를 거뒀다.

특히 이용찬은 이날 승리로 지난 11일 광주 KIA전서 8이닝 1실점 완투패했던 아픔을 씻었다. 당시 상대 선발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투수는 이날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안은 윤석민이었다. 30일 선발 김승회의 투구는 이용찬보다 더욱 눈부셨다.
김승회는 30일 선발로 6회까지 단 1안타만을 내주는 등 쾌투를 선보이며 7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3피안타(탈삼진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2패)째를 거뒀다. 7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최희섭, 안치홍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나지완을 유격수 땅볼로 일축한 것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30일까지 이용찬은 평균자책점 2.55로 3위에 올라있으며 김승회도 3.17로 이용훈(롯데)과 함께 공동 7위에 위치하고 있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이용찬과 김승회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최근 호투를 펼치는 데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발 투수라면 5회까지는 상대에 기선을 내주지 않고 팽팽하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상적인 선발진에 대해 이야기한 정 코치는 “시즌 초반 김선우의 페이스가 안 좋지만 이용찬과 김승회가 이를 잘 메워주고 있다”라는 말로 두 선발 투수들을 높이 평가했다.
선발투수의 제 몫 척도가 되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에서도 이용찬은 6번을 기록하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이자 전체 공동 5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 우천 휴식 등이 겹치며 로테이션 가담에 차질을 빚기도 했던 김승회도 4번의 퀄리티스타트로 팀 내 세 번째 제 몫을 하는 선발 투수다. 기본적으로 상대에 밀리지 않고 경기를 만드는 역할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용찬과 김승회의 팀 내 신뢰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한때 이들은 계투가 익숙했던 투수였다. 김승회는 2006년 롱릴리프와 셋업맨을 오간 동시에 2011시즌 일찌감치 계투 추격조로 내정되어 훈련한 바 있으며 이용찬은 2009~2010시즌 총 51세이브를 올렸던 마무리투수였다. 완급조절형 변화구 구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대신 150km대 광속구를 던질 수 있던 계투 요원들. 이제는 직구 구속이 낮아진 대신 포크볼을 결정구 중 하나로 장착하며 경기를 만드는 선발 투수로 변신했다.
기본적으로 선발진이 강한 팀은 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보다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김진욱호’ 두산은 당장보다 앞으로의 미래를 더 중요시하고 선발진 기틀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계투로서 경험이 더 많았던 이용찬과 김승회는 이제 팀의 어엿한 주축 선발로 새 야구인생을 써내려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