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희수, "올스타 팬투표, 꼴찌할까 창피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5.31 06: 18

"뽑혔다는데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올스타 후보군 명단에 이름을 올린 SK 좌완 박희수(29)가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박희수는 오는 7월 21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질 별들의 잔치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SK 대표 투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데 대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실제 박희수는 윤성환(삼성), 송승준(롯데), 이용찬(두산) 등과 함께 이스턴리그 투수 후보 4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박희수는 "처음 후보에 이름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기분은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이 아시고 '가족, 친척할 것 없이 다 동원해서 투표하라고 해야겠다'고 말씀하셔서 웃음이 나왔다"는 박희수는 "하지만 정말 팬투표 베스트 명단에 내가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상 이름만 올리고 표를 하나도 못받으면 어떡하나 창피한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는 그는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많은 표를 주셔서 그저 감사하고 과분하다. 그런 쟁쟁한 멤버들 사이에 내가 끼어 표를 얻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겸손해 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김광현이나 송은범이 재활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박희수가 가장 고생을 많이 해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감독 대행 시절부터 박희수에게 깊은 신뢰를 표시했던 이 감독이었다. 내심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었다.
하지만 박희수는 올 시즌 15홀드(3승무패, 평균자책점 0.93)를 따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유원상(LG)과의 격차를 '6'까지 벌려놓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29이닝 동안 39삼진을 기록, 선발들이 차지하고 있는 탈삼진 부문 톱10에 유일하게 불펜 투수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12.10개. 14.95개 바티스타(한화), 13.17개 오승환(삼성)에 이은 3위에 해당해 최정상급 투수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박희수는 충분히 올스타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비록 임시 보직이지만 기록상으로 볼 때 마무리 임무도 소화해낼 수 있다. 박희수는 손톱(왼손 검지)이 깨지면서 일주일 동안 결장할 것으로 보이는 정우람을 대신해 갑작스럽게 맡게 된 임시 마무리 중책에 대한 책임감을 숨기지 않았다.
"작년 2군에서 계속 마무리로 뛰었고 시범경기에서도 경험을 했다"는 박희수다. 그러나 "아무래도 내 뒤에 아무도 없다는 부담은 없을 수 없다"는 그는 "임시 보직이라 (정)우람이가 돌아올 때까지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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