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의 5번째 승리가 더욱 값진 까닭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5.31 06: 18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장원삼(29)은 30일 대전 한화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어깨가 무거웠다. 권오준, 권혁, 안지만 등 필승 계투조를 이끌었던 주축 투수들의 연쇄 이탈 속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했기에.
류중일 삼성 감독은 팔꿈치 통증으로 1군 명단에서 빠진 안지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당장 성적이 급해도 눈 감고 참아야 한다. 안지만이 빠졌지만 정현욱과 심창민이 있다. 차우찬도 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대기할 수 있다"고 했다.
위기 속 선발 중책을 맡게 된 장원삼은 '삼성 투수는 나 혼자 뿐'이라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라 8이닝 무실점(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완벽투를 선보였다. 7회 1사 1,3루 실점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김상수와 조동찬의 호수비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총 투구수는 95개에 불과했다. 최고 145km의 직구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던졌다. 스트라이크(66개)와 볼(29개)의 비율에서 알 수 있듯 컨트롤 또한 완벽했다. 삼성은 선발 장원삼의 완벽투를 앞세워 한화를 3-0으로 꺾고 20승 고지를 밟았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13일 잠실 LG전 이후 17일 만에 세이브를 수확했다.
"최대한 길게 가려고 했다". 장원삼에게 승리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승리의 기쁨보다 선발 투수로서 임무 완수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럴 만도 했다. 장원삼은 "지난달에는 선발진이 일찍 무너지는 바람에 계투진에 과부하가 걸렸다. 이달 들어 선발진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작년 만큼의 짜임새가 좋진 않았지만 부상 선수가 회복한다면 작년처럼 잘 돌아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그는 "선발 투수로서 4월에 부진했던 아쉬움을 5월에 만회하고 싶다"고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장원삼이 최고의 피칭을 했고 강봉규가 분위기를 바꾸는 아주 큰 홈런을 쳐 준 것이 승리에 기여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마운드 운용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선발 투수로서 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장원삼. 그의 올 시즌 5번째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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