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번째 맞대결을 펼치는 지상파 3사 수목극이 30일 드디어 첫모습을 공개했다.
KBS '각시탈'을 비롯 MBC '아이두아이두', SBS '유령'은 각기 다른 장르와 색깔로 매력 자랑을 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시청률면에서는 12,7%(AGB닐슨, 전국)를 기록한 ‘각시탈’이 먼저 웃었고, ‘아이두아이두’가 10.5%로 그 뒤를 이었다. '유령‘은 7.6%로 다소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30일 처음 공개한 그들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앞으로 이 순위를 뒤집을 만한 매력을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을까?
그들의 첫 모습을 집중 분석했다.
'각시탈'-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
'각시탈'의 최대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2년여의 준비 기간과 100억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등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는 것. 일부 한류 스타들이 캐스팅을 고사해 난항을 빚었다던 '각시탈'은 출연을 고사한 배우들이 후회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웰메이드 퀄리티를 자랑했다. 시대적 배경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 세트부터 소품, 엑스트라 한명까지 실감났다는 평이 지배적.
히어로물인 만큼 각시탈과 일본 순사들의 격투 신이나 이강토(주원 분)와 각시탈(이강산, 신현준 분)의 액션 신 등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은 열연이 한 대에 3억원 상당의 최첨단 디지털 카메라 레드 에픽으로 촬영돼 시청상 짜릿함을 안겼다.
원톱 주원과 신현준 박기웅 등 주요 출연진의 연기력도 흠 잡을 구석이 없었다. 특히 주원은 데뷔 3년차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주연으로서의 늠름한 존재감과 연기력을 발휘했다. 신현준 역시 실감나는 특유의 '바보 연기'에 이중생활을 오가는 고뇌의 인물을 열연했다.
그러나 기대 이상이었던 '각시탈'은 호평 반면에 일부의 우려를 살만한 구석도 드러냈다. 일단 주원과 신현준 박기웅 등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호평이 쏟아졌지만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신예 진세연의 연기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시청자들이 상당 수였다. 진세연은 방송 시작 전부터 파격 캐스팅으로 관심을 받았다. 2011년 데뷔해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신예에게는 대작의 여주인공이 너무 과분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첫 회에서는 눈에 띄게 모난 부분도 없었지만 딱히 호연을 펼쳤다는 평을 내놓기도 애매한 다소 어중간한 존재감과 연기력으로 다른 배우들에 묻히는 인상을 주기도. 아직 초반인 만큼 존재감 확보나 연기력 호평은 진세연 스스로의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대작들이 로맨틱 코미디(아이두아이두)와 스릴러 수사물(유령)인 만큼 젊은 연령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쉬운 상황.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자 역사적 메시지를 담은 히어로물이 과연 여성 혹은 젊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얼마나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일부 회의적인 의견들도 많다. 중년층이나 남성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안성맞춤일 거라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달달한 로코를 선호하거나 '미드'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을지가 '각시탈'의 최대 난제로 보인다.
'아이두 아이두'-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아이두 아이두’는 예상대로 웃겼다. 성공한 구두 디자이너 황지안(김선아 분)과 말만 앞서는 백수 박태강(이장우 분)이 우연한 계기로 만나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과정은 웃음을 유발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선아의 연기는 여전히 맛깔스러웠고 남자 주인공 이장우의 톡톡 튀는 매력은 신선했다. 결혼이 싫은 의사 조은성(박건형 분)의 멋진 남자의 면모는 시선을 끌었다.
‘아이두 아이두’는 첫 방송부터 웃기고 울리는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요소를 제대로 갖췄다.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를 꼽자면 경쟁작에 비해 무겁지 않고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적 강점을 잘 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두 아이두’는 남녀 주인공이 티격태격하는 과정 속에서 사랑을 키우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상황 설정이나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끌만큼 흥미진진하고 긴박감이 넘쳐 도무지 시선을 뗄 수 없는 드라마는 아니다.
이런 까닭에 자칫 잘못하면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 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도 얼마나 재기발랄하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아이두 아이두’가 뻔하지만 식상하지는 않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내는 제작진과 연기하는 배우들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첫 방송만 봤을 때는 반은 성공했다.
'유령'-호불호가 분명했던 소재와 장르
'유령' 첫방송에서는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소속 김우현(소지섭 분)과 유강미(이연희 분)가 SNS를 통해 자살을 예고하고 목숨을 끊은 유명가수 신효정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고 탐문수사를 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사이버 수사대', 'SNS' 등 흥미로운 소재뿐만 아니라 탄탄하고 잘 짜인 스토리와 숨 막히는 추리, 소지섭-이연희-곽도원-최다니엘 등의 열연은 '유령'에 대한 향후 기대감을 더욱 높였지만, 지나치게 무거운 느낌과 '연예인 성접대', '자살' 등 자극적인 소재는 아쉬움을 낳았다.
'유령'은 우리 사회에서 만연한 '인터넷 악성 댓글'의 폐해를 꼬집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반면 인터넷상에서 보인 적나라한 표현을 고스란히 담아내 오히려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특히 신효정이 피를 흘리고 사망한 장면이나 창틀에서 밀려서 밖으로 떨어지는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유령'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SNS를 통해 "정말 잘 만든 드라마 같다.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이 긴장감", "소재, 스토리, 배우 3박자 고루 갖췄다", "대박 느낌이 난다. 인터넷에 대한 경고를 담은 듯" 등의 호평을 보인 반면 "자극적인 소재가 아쉬웠다", "아무리 수사물이라도 분위기가 너무 무거운 것 같다" 등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