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스페인의 '압박' 배워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5.31 12: 13

한국이 보완해야 할 점이 정해졌다. 스페인의 압박을 배워야 한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4로 완패했다. 한국은 다음달 4일까지 스위스 이베르동 레 방에서 머물며 마무리 훈련을 한 뒤 카타르로 넘어가 9일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이날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의 벽을 실감했다. 스페인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음에도 몇 수 위의 기량을 자랑했다. 점유율은 65-35로 크게 앞섰고, 슈팅수도 20-5로 큰 차이를 보였다. 말 그대로 완패였다.

최 감독도 "스페인과 수준 차이를 느끼게 된 경기였다"고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인정을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는 기량 차이였다. 하지만 스페인이 한국 진영을 완벽하게 휘젓고 다녔다는 점만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최 감독은 지난 25일 스위스 이레르동 레 방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이후 줄곧 수비 훈련에서 압박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항상 2명의 수비수가 1명의 공격수를 상대할 수 있도록 하라"는 등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한국은 스페인전에서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반면 스페인은 최 감독이 요구하는 모습을 완벽하게 선보였다. 역시나 세계 최고의 압박이었다. 스페인은 한국이 공을 잡게 되면 순식간에 주위를 둘러쌌다. 몇 차례 스페인의 압박에 당한 한국은 한 템포 빠르게 패스를 펼쳤지만 급한 나머지 패스 길이 훤히 보이는 곳에 밀어 넣었다. 당연히 스페인은 패스 길목에 서서 가로채 더욱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표팀이 약점을 스스로 확실히 파악했기 때문. 최 감독은 "상대의 패스 타이밍이 빠를 때 전진해서 압박을 하도록 했는데 그런 점이 잘 안 된 것 같다. 남은 기간 동안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며 카타르·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압박의 정석을 배웠다. 간접적으로 보고 들어 배운 것이 아니다. 직접 실감했다. 그만큼 확실히 느꼈을 것이다. 스페인전을 바탕으로 한국이 압박을 마음껏 펼친다면 공격에서 문제점도 덜게 될 것이다. 강한 압박이 빠른 역습으로 이어지는 만큼 득점 기회가 늘어난다.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스페인의 압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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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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