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프로메테우스', 압도적 비주얼로 재탄생한 '에이리언'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5.31 17: 19

현 시대 남아있는 '상업적인 거장'을 꼽으라면 리들리 스콧 감독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 '글레디에이터' 등 범작과 수작을 넘나드는 장르물로 본인만의 영화세계를 구축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프로메테우스'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1982년 '블레이드 러너' 이후 30년만의 SF로의 귀환이기도 하다.
'프로메테우스'는 31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베일을 벗고 트레일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강렬한 비주얼을 드러냈다. 영화는 '에이리언'의 프리퀄로 시작했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독자적인 노선을 찾았고, 프리퀄을 넘어 독립된 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우주의 비밀에 대한 인간의 이해에 의문을 던지며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90년대 '에이리언'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재현한 2012년 SF물이다.
물론 '프로메테우스'를 단순히 SF 장르로 정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SF와 호러 장르, 그리고 블록버스터와 결합으로 '장대한 위용'이라고 할 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에이리언'의 프리퀄로 시작했기 때문인지, '에이리언'의 무게감을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극중 데이빗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의 말처럼 '에이리언'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처럼 SF 장르 영화의 기준점과도 같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영화에 지성을 부여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삼는 외계생명체, 이와 처절하게 싸우는 인간들, 외계 생명체의 태아를 임신한 고독한 여전사 등의 캐릭터가 '에이리언'과 흡사하다.
오히려 원작보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주인공인 누미 라파스는 시고니 위버의 카리스마를 따라가지 못하며,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긴장감을 재연하기에 외계 행성는 너무 넓다. '클리셰로 가득한 진부한 이야기'란 한 해외 평처럼 생명의 근원을 찾는 위대한 모험이 SF에서 영화에서 숱하게 봐온 '외계 VS 인간'의 구도에서 특별한 것 없이 펼쳐진다. 그래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을 연상케하는 인간로봇 데이빗, 우주선 프로메테우스 속에서 오이디푸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비커스 메레디스(샤를리즈 테론)의 캐릭터는 호기심을 자아낸다.
그러나 '걸작'을 기대하는 리들리 스코트의 팬이 아니라면, 영화는 충분히 볼 만한 SF물 범작으로 탄생했다. IMAX로 펼쳐지는 광대한 자연과 우주, 외계 행성과 전투, 그들의 DNA까지. 압도적인 비주얼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손에 잡힐 듯이 흘러가는 광활하게 흘러가는 강물에서 스스로 몸을 파괴하는 외계인의 모습은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그 어떤 오프닝보다도 강렬하다.
박스오피스 모조는 올 북미에서 수입을 가장 많이 올릴 영화 톱 8위로 예견했다. 6월 6일 국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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