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만큼 웃기다가 안타까움을 주는 극과 극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3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아이두 아이두’ 2회는 겉으로 봤을 때는 성공한 구두 디자이너 황지안(김선아 분)의 숨겨진 외로움과 고뇌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박태강(이장우 분)은 지안의 구두 디자인을 훔친 짝퉁 구두를 팔다가 걸린 후 아버지 박광석(박영규 분)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혼자 만들었다고 잡아뗐다. 지안은 “이 구두를 네가 만들었다면 네 손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알아? 마디마디 굳은살이 박히고 손톱 끝은 검게 돼야 한다. 손인지 말발굽인지 모를 정도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안의 이 같은 말은 구두 디자인을 하느라 성한 날이 없는 자신의 손을 대변하는 듯한 말로 들리면서 안쓰러움을 줬다. 여기에 회사 직원들은 지안을 일벌레로 취급, 뒤에서 뒷담화를 나눈데다가 회식마저도 함께 하기 싫어 거짓말을 일삼았다.
이 모든 것을 아는 지안은 혼자 밥 먹기 싫다며 친구 봉준희(김혜은 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남자와 함께 있는 친구의 모습을 확인한 후 씁쓸히 끊었다. 구두 디자이너로 성공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지안은 주변에 사람 하나 없고 집에서 쓸쓸히 컵라면을 먹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방송에서 빛 좋은 개살구일 수도 있는 지안의 이런 모습은 김선아를 통해 극대화됐다. 1회에서 통쾌한 독설과 굴욕적인 상황으로 웃음을 줬던 김선아는 2회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커리어우먼이 독해지면 독해질수록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아픔을 대면하면서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이 드라마가 단순히 웃기기 위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것은 지안이라는 인물이 일에서는 성공했지만 일 때문에 포기한 사람과 사랑에 있어서는 결핍부분이 있기 때문. 김선아는 결핍요소가 있는 지안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아이두 아이두’는 능력 있는 슈퍼 알파걸과 부자를 꿈꾸는 낭만 백수가 하룻밤을 함께 보낸 후 좌충우돌 사랑을 쌓아가는 이야기로 김선아, 이장우, 임수향, 박건형 등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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