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윕' 달라진 삼성의 증거, 바빠진 마무리 오승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01 11: 45

개점휴업 중이던 '끝판대장' 오승환(30)이 바빠졌다. 5할 승률에 복귀한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반격도 시작됐다. 
삼성은 지난달 29~31일 한화와의 대전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며 21승21패1무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시즌 첫 스윕과 함께 1위 SK와 승차도 2.0경기로 줄였다. 4~5월 내내 6~7위에서 맴돌며 힘겨운 나날을 보낸 삼성이지만 결국 5할 승률을 맞추며 6월부터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반격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달라진 삼성 증거는 바빠진 마무리 오승환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잠실 LG전에서 8세이브째를 따낸 이후 12일간 세이브 기회가 없었던 오승환은 30~31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이틀 세이브를 올리며 10세이브를 채웠다. 특히 31일 경기에서는 연투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최다 1⅔이닝을 던지며 팀의 1점차 리드를 지켰다. 류중일 감독 체제에서 오승환이 1⅔이닝 세이브를 거둔 건 지난해 4월23일 목동 넥섹전 이후 두 번째. 

올해 오승환은 팀의 43경기 중 14경기밖에 나가지 않았다. 지난해 133경기 중 54경기에 등판하며 40.6% 등판율을 보였지만 올해는 32.6%로 뚝 떨어졌다. 넥센 손승락과 SK 정우람이 가장 많은 20경기에 등판했고, 5월부터 마무리로 뛰어든 LG 봉중근도 12경기에 등판했으니 오승환의 등판은 확실히 적었다. 류중일 감독은 리드하는 경기에만 오승환을 투입시켰는데 그동안 이길 기회가 많지 않았으니 구원 등판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언제든 마운드 올라가면 막아야 한다. 지고 있을 때라도 던져야 한다"며 등판에 의욕을 내비쳤다. 등판 기회가 드문드문한 상황에서도 오승환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오승환에게 "지금 몸 관리 잘 해놔라. 여름에 많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등판 기회가 없지만 여름에 강한 삼성의 전통을 비추어볼 때 등판 기회가 많아질 것이란 뜻이었다. 
사실 오승환은 통산 세이브 222개 중 3~4월에 가장 많은 46개를 기록했다. 그다음이 5월(43개)·9·10월(40개)이며 6·7·8월에는 각각 29개·31개·33개로 많지 않았다. 시즌 초 세이브를 쌓아두고 시작하는 스타일이었다. 5월까지 10세이브는 오승환의 풀타임 마무리로 전환한 이래 부상으로 일찌감치 빠진 2010년(4개)을 제외하면 가장 느린 세이브 페이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여름에 더 바빠질 것이라는 게 이승엽의 위로다. 
이승엽의 말대로 삼성은 살아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삼성은 5월까지 예상치 못한 부진에 헤맸다. 선발진은 안정돼 있지만 믿었던 불펜이 흔들렸고, 타선은 이승엽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선수가 부족했다. 지난해 맹활약한 홈런왕 최형우와 신인왕 배영섭은 깊은 슬럼프에 빠지며 2군에 내려갔다. 하지만 비로소 5월 마지막 3연전에서 투타 밸런스가 맞아떨어지며 삼성다운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류중일 감독도 조금씩 오승환의 활용도를 넓히기 시작했다. 류 감독은 이날 오승환의 등판에 대해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투구수도 많지 않았다"며 "5월까지 5할 승률을 맞춘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이제 치고 올라갈 수 있게 됐다"고 반색했다. 기약없이 휴업중이던 오승환도 점점 바빠지게 됐다. 세이브 1위 두산 스캇 프록터(14개)와도 아직 4개차. 세이브 경쟁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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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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