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크호스가 아니라 우승후보로 변모한 넥센 히어로즈가 마운드 정비에 나섰다.
넥센은 지난 3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 외국인 좌완 선발 앤디 밴헤켄을 선발로 예고했다. 다소 의외의 등판이라는 반응이었다.
밴헤켄의 바로 전 등판일은 지난달 26일 목동 한화전. 그동안 밴헤켄은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 간격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대부분 다른 투수를 예상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넥센 관계자는 "밴헤켄은 앞으로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할 수 있도록 조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민태 투수 코치 역시 "밴헤켄은 미국에서 쭉 '4일 휴식 5일 등판' 간격을 유지했다고 들었다. 성적도 꾸준하다"면서 "밴헤켄과 상의한 결과 앞으로는 계속 이런 패턴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넥센이 밴헤켄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 운용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그동안 넥센의 투수 운용은 사실상 5인 체제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브랜든 나이트가 에이스 노릇을 해줬지만 등판 간격이 대부분 '5일 휴식' 패턴을 유지했다. 지난 4월 두 차례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 있었을 뿐이다. 나이, 무릎 상태 등을 고려한 것. 결국 나이트는 일주일에 한 번 출장한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넥센은 일주일에 두 번 출장하는 투수가 사실상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화요일에 등판한 투수는 일요일에도 등판하는 것이 기본. 승리 확률이 높은 투수를 기용하기도 하지만 팀으로 볼 때 그래야 5인 선발 로테이션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밴헤켄이 '4일 휴식 후 5일 등판'은 앞으로 투수 운용의 중심이 되리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김병현, 김영민, 나이트, 강윤구가 계속 선발 라인에 있고 심수창과 장효훈은 일단 불펜진에 합류한 상태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밴헤켄은 31일 SK전에서 홈런 3방을 얻어맞긴 했으나 6이닝 동안 4실점으로 버텨 9-5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전날까지 8번의 등판에서 7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밴헤켄이기에 넥센 코칭스태프도 개의치 않고 있다.
밴헤켄은 경기 후 "1위팀 SK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점수차가 좁혀져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지재옥하고는 오늘 처음 배터리를 이뤘다.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리드가 좋았다"면서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피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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