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연신 쑥스러운 웃음이다. 넥센 포수 허도환(28)이 올스타전 팬투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허도환은 지난 31일 전화통화에서 오는 7월 21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질 별들의 잔치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넥센 대표 포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허도환은 김상훈(KIA), 심광호(LG), 신경현(한화) 등과 나란히 웨스턴리그 포수 부문 후보 4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29일 성적 부진 때문에 2군으로 강등돼 전남 강진에 머물고 있는 상태. 개막 후 줄곧 1군을 지켰으나 1할8푼9리의 저조한 타율이 문제였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겸연쩍음이 '송구함'으로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올스타 팬투표에서 포수 부문 독주를 펼치고 있는데 대한 멋쩍은 표현이기도 하다.
김시진 감독은 '허도환을 1군에 올려야겠다'는 말에 "아직 강진(넥센 2군) 갈 때 쓴 티켓도 다 안썼다"면서 "허도환이 알바(아르바이트)를 쓰나"라는 농담을 했을 정도다. 아직 1군에 올릴 수 있는 열흘의 기간이 지나지도 않았다는 뜻이 포함된 의미다.
"아무래도 팀 성적이 좋아서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자신의 팬투표를 분석한 허도환은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봤다. 절 후보로 뽑아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 팬들께도 그저 감사할 뿐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2군에 있는 선수가 올스타전에 가도 되나. 잘 모르겠다"고 쑥스러운 듯 웃어 보인 허도환이지만 "알바(아르바이트)할 능력이 안된다. 하지만 만약 정말 뽑히면 가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서 반드시 1군에 복귀하겠다"며 지치지 않는 패기를 내보였다.
선두를 위협하며 우승 후보로 둔갑한 넥센. 그 속에서 방출 설움을 딛고 당당히 주전 포수로 올라선 허도환이 과연 별들의 잔치에 당당히 입성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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