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33, 삼성 외야수)의 방망이는 5월 한 달간 뜨거웠다. 타율 3할5푼(100타수 35안타) 17타점 15득점 1도루. 4월 1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최종전서 왼쪽 허벅지를 다치는 바람에 남들보다 한 달 늦었지만 이승엽(36)과 함께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4월 내내 침묵을 지켰던 삼성 타선은 박한이의 복귀와 맞물려 살아나기 시작했다. 박한이가 가세한 삼성 타선의 짜임새는 더욱 좋아졌다. 모 구단 감독은 "박한이가 가세하니까 삼성 상위 타선이 꽉 차 보인다"고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박한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는 류중일 감독의 표현이 딱이었다. "한 달간 빠져 팀에 미안했는데 나도 잘 하고 팀 성적도 좋아지면 일석이조 아니겠냐.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던 박한이의 바람대로 삼성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4월 7승 10패에 머물렀던 삼성은 지난달 14승 11패 1무로 회복세를 보였다.

개인 성적을 들여다보면 5월 한 달간 3할5푼대의 고타율 뿐만 아니라 SK(.455), 롯데(.370), 두산(.444) 등 강팀만 만나면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박한이는 톱타자 김상수가 주춤하는 사이 1번 중책을 맡기도 했다.
화끈한 공격 야구를 추구하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공격형 2번 타자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사령탑에 부임할 때부터 공격형 2번 타자의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했다. 현대 야구에서는 작전 수행보다 공격적으로 강하게 때릴 수 있는 공격형 2번 타자가 필요하다는게 류 감독의 판단. 즉 2번 타자는 류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한 공격 야구의 핵심이었다.
"전성기 양준혁이 있다면 나는 2번타자로 기용했을 것이다. 컨택 능력이 좋고 출루 잘하고 장타력까지 갖췄다. 그리고 베이스 러닝도 열심히 한다. 1~2번타자는 1회 시작할 때만 1~2번이지 그 다음부터는 큰 의미없다. 잘 치는 타자들이 한 번이라도 더 쳐야 한다. 8~9~1번에서 나가고 2번에서 장타를 뻥치면 쉽게 이길 수 있다".
공격형 2번 타자 박한이가 물꼬를 튼다면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등 중심 타선의 타점 생산 기회도 늘어난다. 5월의 사나이 박한이가 이번 달에도 한껏 달아오른 방망이를 앞세워 상위권 도약를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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