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의 여지가 없는 무기력한 패배였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행을 노리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2012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 1차전에서 이란에 0-3으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이란과의 올림픽 세계예선전 1차전에서 높이를 앞세운 상대의 고공 강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세트스코어 0-3(17-25, 18-25, 16-25)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박철우가 팀 최다인 7점을 기록했을 뿐 1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만큼 공격에 상당한 애를 먹었고 블로킹수에서도 11-3으로 뒤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총 7경기 중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첫 패배에 불과하긴 하지만,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행을 노리고 있는 한국으로선 상당히 뼈아픈 패배였다. 또 1차전 패배와 함께 한국은 향후 일정에도 부담을 안게 됐다.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한국 1세트부터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한 채 높이를 앞세운 이란의 맹공에 철저히 당했다. 요주의 인물로 꼽혔던 장신 센터 세예드 무사비(203cm, 17점)는 1세트에만 블로킹 4개를 성공시키며 한국의 공격을 차단했고, 가에미 파흐드(15점)는 서브에이스만 4개를 기록하며 한국의 서브리시브를 흔들었다.
결국 5-8로 뒤진 채 1세트 테크니컬 작전타임을 맞은 한국은 이후 상대에 연달아 서브에이스를 허용하는 등 급격히 무너지며 17-25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 역시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격 범실이 이어지며 2세트 초반 4-8로 리드를 내준 한국은 이후 신영석과 김학민, 최홍석이 간간이 분전해봤지만 상대 레프트 파흐드의 공격에 연달아 실점하며 고전을 이어갔다. 결국 한국은 2세트 역시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채 철저히 끌려가며 18-25로 패배, 세트스코어 0-2이 됐다.
1, 2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마지막 세트에 몰린 한국은 3세트 박철우를 기용하며 변화를 줬다. 박기원 감독으로선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시도였으나 이 역시 한 번 불붙은 이란의 상승세를 꺾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초반부터 큰 점수차로 끌려간 한국은 3세트마저도 16-25로 내주며 0-3 완패로 이란전을 마쳤다.
한국은 2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세르비아와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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