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타구 잡은 관중, 사직 익사이팅존 개장 후 최초퇴장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6.01 21: 03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1일 사직구장.
롯데가 7-3으로 앞선 가운데 5회 2사 이후 넥센 박병호가 진명호를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페어 타구를 날렸다. 빠르게 공이 날아오자 좌측 익사이팅존에 대기하고 있던 롯데 측 볼보이는 재빨리 앉아있던 의자를 들고 익사이팅 존 쪽으로 몸을 날렸다. 경기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 조치였다.
그러나 그 순간 익사이팅 존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한 관중이 벽 아래로 팔을 뻗어 날아오는 타구를 글러브로 정확히 잡았다. 야구 규칙에 따라 박병호는 인정 2루타로 진루했다. 공을 잡은 관중은 웃으며 잡은 공을 흔들었고 이 장면은 TV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탔다.

경기 중 관중이 플레이를 방해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200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시카고 컵스의 관중이 파울 플라이를 잡으려 손을 뻗다 아웃시킬 수 있던 타구를 건드린 적이 있었다. 결국 아웃시키지 못한 타자는 2루타로 출루했고, 잘 던지고 있던 마크 프라이어가 흔들리며 역전패 당해 58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날린 적이 있었다.
물론 정상적인 수비를 했다 하더라도 박병호의 타구는 2루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야구는 수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에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예측할 수 없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결코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해선 안 되는 이유다.
결국 공을 잡고 좋아하던 관중은 사직구장 경호요원에 의해 퇴장조치 당했다. 사직구장 입장권에는 '경기 및 타인에게 방해가 되는 행위(음주소란 및 폭력행위, 욕설, 투척행위, 애완동물 동반, 현수막 게첨, 상업적 행위 등)을 할 경우에는 퇴장 또는 법적 제재를 당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2009년 익사이팅 존 개장 이후 플레이를 방해하다 퇴장당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입장권에도 표기가 되어있고 이닝 교체 중간중간 익사이팅 존 관중들에 팻말로 파울 타구를 건드리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참 항의하던 그 관중은 결국 공을 돌려주고 경기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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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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