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연속 멀티히트-타점’, 난세 영웅 된 이성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6.01 21: 24

원래 힘은 오래 전부터 인정받았던 타자. 선구안 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으나 이제는 공을 끝까지 보고 휘두른 순간 그대로 끌고 가는 힘까지 보여주며 3경기 연속 2안타와 연속 타점으로 공헌했다. ‘이블 성열’ 이성열(28, 두산 베어스)이 힘과 기교로 팀의 신승을 이끌었다.
이성열은 1일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2회와 4회 연타석 좌월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2득점을 모두 자신의 방망이로 올렸다. 각각 상대 선발 윤성환의 초구와 2구 직구가 몰리거나 뜨는 틈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보고 팔로스윙까지 잘 휘두른 이성열의 힘이 돋보인 순간이다. 경기 성적은 4타수 3안타 2홈런 2타점으로 뛰어났다.
주전 중견수 이종욱이 왼 무릎 부상 여파로 2군에 내려간 뒤 이성열은 세 경기 째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며 우익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이성열은 적절한 때 결승 2루타와 동점 적시타, 결승 홈런을 세 경기 연속으로 보여주며 장점인 타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2003년 LG에서 데뷔하면서부터 힘에 있어서는 대단한 평가를 받았던 이성열이지만 그동안 그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선구안이었다. LG 시절 라식 수술을 받은 후 야간 경기 시 라이트 빛 번짐 등으로 인해 컨택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급격히 늘어난 삼진으로 인해 고전했던 이성열이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성열은 수싸움 능력이 떨어질 정도로 머리가 나쁜 타자가 아니다. 다만 라식 수술 후 떨어지는 공의 궤적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던 것이 컸다”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2010시즌 주전 우익수로 24홈런을 때려냈으나 136개의 삼진(당시 2위)을 당하기도 했던 이성열이다.
발은 빠르지만 포수 출신이라 낙구 지점 포착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등 외야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렸던 데다 미국 전지훈련 도중 허벅지 부상까지 겹치며 조기 귀국해야 했던 이성열. 그러나 이성열은 잔류군에서 강한 마인드를 갖추기 시작하며 점차 야구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
“올해가 제 프로 10년차 시즌입니다. 사람들에게 ‘열심히 하니 잘 되어야지’ 이런 이야기를 듣기보다 당연히 잘 하고 싶어요”. 물리적인 수술로 인해 수 년간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이성열은 이제 마인드의 눈을 뜨며 팀의 ‘난세 영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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