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대 첫 승리를 노리던 '핵잠수함' 김병현(33,넥센 히어로즈)이 제구 난조에 첫 패전을 기록했다.
김병현은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⅔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2탈삼진 8사사구(1사구) 6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사사구 허용이다. 이날 김병현의 투구수는 90개였는데 스트라이크가 46개, 볼이 44개일 정도로 제구가 많이 흔들렸다. 직구 57개, 슬라이더 16개, 체인지업 10개, 커브 4개, 투심 패스트볼 3개를 각각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km까지 기록했지만 직구 제구에 애를 먹었다. 특히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커서 유인구의 의미를 잃었다. 김병현은 1회 볼넷과 희생번트, 몸에 맞는 볼로 만든 1사 1,2루 위기에서 폭투로 2루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낸 데 이어 홈승부 때 공을 놓치면서 1루주자의 홈인을 허용, 피안타 하나 없이 2점을 내줬다.

2회에도 김병현은 직구 변화구를 막론하고 볼을 14개(스트라이크 8개)나 던지면서 볼넷을 3개나 내줬다. 제구가 전혀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7,8,9번 하위타선에게 모두 볼넷을 내주면서 승부를 어렵게 가져갔다. 결국 1사 만루에서 견제 실책으로 1점을 더 허용했다.
김병현은 3회에도 1사 후 볼넷을 내준 것을 빌미로 박종윤에게 중월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했다. 2회에 2루타를 맞았으나 견제사시킨 강민호 때와 마찬가지로 가운데로 몰린 직구였다. 2사 후에도 다시 볼넷 2개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김병현은 문규현을 삼진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4회 김병현은 결국 2사 후 손아섭에 솔로포, 전준우에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특히 김병현이 이날 기록한 8개의 사사구는 올 시즌 최고 기록이자 프로데뷔 후 최악의 기록이었다. 지난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에 입단했던 김병현은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다 2003년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면서 부터 선발로 등판하기 시작했다.
선발 전환 초기였던 2003년엔 122⅓이닝을 던져 33개의 볼넷만을 허용해 제구가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2005년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하며 급격하게 볼넷이 늘었다. 2005년 148이닝동안 71개의 볼넷을 허용한 김병현은 2006년 155이닝 61볼넷을 내줬다.
2007년엔 애리조나와 콜로라도를 거쳐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사실상 메이저리그 마지막 해였던 2007년 7월 17일 김병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8피안타 7볼넷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종전 김병현의 최다볼넷 경기다.
1일 등판에서 김병현은 3⅔이닝동안 7개의 볼넷과 1개의 사구를 허용하며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당시엔 6이닝 동안 7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이번엔 불과 22타자를 상대로 8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메이저리그 포함 프로 14년차 김병현에겐 최악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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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