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캡틴 이병규, 6월 부활포 정조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6.02 10: 10

“우리 주장 보세요. 배트스피드 떨어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어요”.
LG 김기태 감독은 1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주장 이병규(9번·38)의 타격 연습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병규는 마치 시간의 흐름을 멈추게 하려는 듯 연신 굵은 땀방울을 쏟으며 배트를 휘둘렀고 이를 바라보는 김 감독의 눈에는 ‘신뢰’라는 두 글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LG 프랜차이즈 최고의 타자이자 수년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던 한국 최고의 외야수 이병규. 하지만 이병규는 올 시즌 프로 데뷔 이례 최저 타율(2할6푼5리)과 장타율(3할5리)로 시간이란 벽 앞에서 주춤하고 있다.

올해 출발은 좋았다. 시즌 개막전에서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의 중심에 자리했다. 김 감독은 얼마 전 당시 순간을 회상하며 “우리 선수들로 하여금 올해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새겨준 한 방이었다”면서 올 시즌 LG 선전은 이병규의 개막전 만루홈런부터 시작됐음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병규는 곧이어 찾아온 부상과 함께 부진했다. 개막전 포함 3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펼치다가 4월 12일 왼쪽 장딴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15일 후 복귀했지만 특유의 날카로운 타격이 종적을 감췄다. LG 프랜차이즈 통산 최다 홈런 달성에 겨우 하나 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홈런소식은 약 두 달 동안 들려오지 않는 중이다.  
배트스피드나 파워, 주력 등에서 확실히 예전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주장에 대한 믿음을 가슴 속 깊이 심어놓았고 체력 조절을 유도하면서 꾸준히 출장시켰다. 4월에는 정성훈이, 5월에는 박용택이 팀 타선을 이끌면서 이병규의 부진을 상쇄시켜준 것도 다행인 일이었다.
 
그리고 5월이 지나갈 무렵, 이병규는 25일 광주 KIA전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시작으로 6월 1일 잠실 한화전까지 7경기 연속안타를 달성,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7경기에서 2안타 경기가 세 차례, 3안타 경기도 한 차례 있을 만큼 나날이 배트가 정교해지고 있고 이 기간 삼진은 단 두 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1일 한화전 5회말에는 이종범과 이승엽 이후 한일 통산 2000안타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병규의 부활은 곧 LG 타선의 부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LG는 득점권 타율 최하위에 머물며 엇박자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이병규가 6월부터 4월 정성훈, 5월 박용택이 그랬던 것처럼 타선을 이끈다면, 본격적인 순위 경쟁 속에서 천군만마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올 시즌 이병규는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을 철저히 버린 채 시즌에 임하고 있다. 시즌 전 “무조건 팀이다. 개인 기록은 전혀 의미 없다. 어느덧 ‘LG 스럽다’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데 우리 팀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바꿔 놓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장으로서 오로지 팀이 이기는 데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6월부터 강팀과 약팀이 갈리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부터 진짜 잘해야 된다”고 6월 한 달이 올 시즌 순위싸움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느해 보다 치열한 순위경쟁에 임하고 있는 LG가 진정한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선 ‘캡틴’ 이병규의 활약이 동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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