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 궁합도 있는 것일까.
KIA는 6연승을 달리다 이번주 1승3패로 주춤거리고 있다. 마운드는 힘을 드러냈으나 정작 공격력이 뒷받침을 못하고 있다.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잔루가 많았다. 특히 방망이가 아닌 주루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부분 경기 흐름과 관련된 뼈아픈 장면들이었다.
지난 5월 29일 두산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KIA는 1회초 잇따라 도루에 실패했다. 선두 이용규가 볼넷을 골라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아웃당했다. 이어 안타를 터트린 김선빈도 마찬가지였다. 두산 포수들의 송구가 빨랐다. 두 개의 도루자로 인해 흔들리던 두산 선발 이용찬의 구위는 살아나고 경기는 패했다.

다음날(30일) 경기에서는 나지완이 1-4로 뒤진 9회초 2사 1,3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갈 듯한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천천히 뛰어가면서 홈런을 연상케 하는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담장 최상단에 맞고 튀어나왔다.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탓에 1루에서 멈추었다. 만일 후속 안타가 안 나왔다면 역적이 될 뻔했다.
6월 1일 SK전에서는 의욕이 넘치는 바람에 실수가 나왔다. 0-0이던 5회초 무사 1루에서 안치홍이 우중간 안타를 날렸다. 1루주자 최희섭은 3루까지 진출했다. 공이 중계되면서 2루 커버가 허술한 틈을 안치홍이 노렸으나 의욕이 앞섰다. 상대 2루수 정근우가 쏜살같이 2루를 커버했고 간발의 차로 아웃되었다. 김상훈이 투수땅볼로 물러났고 선제의 기회는 물거품이 되었다.
0-1로 뒤진 8회초 1사후 대타 김주형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벤치는 대주자 이호신을 기용했다. 그러나 이호신은 견제 아웃 당했다. 출발 자세를 취하려다 역동작에 걸려버렸다. 추격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음에 터진 박기남의 안타는 공염불이 되었다.
주루는 또 다른 공격의 형태이다. 요즘 감독들은 공격적이고 과감한 주루를 주문한다. 경기에 활력이 생기고 보는 사람들도 시원스럽다. 은퇴한 이종범도 현역시절 "상대의 틈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과 틈이 생기면 다음 베이스를 향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KIA도 주루에 능한 선수들이 많아 활발한 뛰는 야구를 해왔고 실제로 득점력을 키웠다. 그러나 주루는 상대의 탄탄한 수비력에 걸리면 아웃 카운트를 불려주고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양면성도 갖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주 KIA의 주루는 후자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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