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아쉬움도 삼켜버린 '압도적' 스케일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6.02 10: 17

분명 아쉬움은 남는다. 그런데 그 아쉬움을 이야기 하면서도 얼굴에선 흐뭇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아마도 아쉬움마저 삼켜버린 거대한 스케일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때문일 것이다.
지난 5월 31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프로메테우스'는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작 답게 거대한 스케일과 숨 막힐 정도의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그리고 눈을 뗄 수 없는 영상미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탐사대의 이야기로 거대한 서사의 시작을 알린다. 2089년, 인간이 외계인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생명체라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인류의 기원을 찾기 위한 탐사대가 꾸려지게 되는 것.

우주선 프로메테우스호를 타고 외계 행성에 도착한 이들은 곧 미지의 생명체와 맞닥뜨리게 되고 이는 탐사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엄청난 공포가 되고 만다.
리들리 스콧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영화 '에이리언'을 연상케 하는 이러한 스토리 구조는 '에이리언'의 그것보다 훨씬 더 '철학'적이 됐고 더 '거대'해졌다. 외계인이 단순한 외계인이 아닌 인류의 기원일지도 모른다는 설정은 '에이리언'의 그것보다 더 철학적인 요소를 담고 있으며 '에이리언'이 우주선 안에서의 전투를 그려냈다면 '프로메테우스'는 외계 행성과 우주선을 오가는 전투를 담아내며 훨씬 더 방대해진 것.
이처럼 거대해진 스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극중 등장하는 2089년 미지의 행성. 제작진은 이를 표현해내기 위해 길이만 114m에 달하는 파인우드 스튜디오 5개를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76m에 달하는 연결 통로와 45m에 달하는 선실, 그리고 높이 7.5m가 넘는 문들이 포함된 외계 피라미드 구조물 역시 '프로메테우스'의 방대한 스케일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구조물.
또한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탐사대원들을 위협하는 공포는 보는 관객들에게도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특히 극중 엘리자베스 쇼 역을 맡은 누미 라파스가 반투명 캡슐 형태로 돼있는 최점단 의료기기에서 배속에 들어있는 무언가를 꺼내기 위해 급하게 수술을 하는 장면은 그 긴장감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지 완벽한 영화는 없듯 '프로메테우스' 역시 극이 끝난 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극중 몇몇 인물들의 목적의식이 부재해 있는 것.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때 그 인물은 왜 저런 행동을 했지?', '도대체 그 사람은 왜 그런거야?' 등의 의문이 남게 된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그것마저도 거대한 스케일로 삼켜버린다. 그야말로 '압도당한다'라는 말이 여기서 가장 어울릴 듯싶다.
한편 '에이리언',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등의 수많은 대표작을 남긴 리들리 스콧 감독이 30년 만에 SF를 들고 돌아온 '프로메테우스'는 오는 6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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