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이란전에 이어 세르비아전마저 패하며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전 2차전에서 잦은 범실과 수비불안으로 세트스코어 1-3(23-25, 22-25, 25-17, 12-25)로 완패했다.
2차전 상대인 세르비아는 전날 열린 1차전서 일본을 3-0으로 완파한 강팀. 한국은 세계랭킹 7위의 세르비아를 맞아 김학민(13득점)과 신영석(11점)이 분전했으나 잦은 범실과 수비 불안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선수들의 몸은 여전히 무거워보였고 승부처에서 잦은 범실이 매번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세르비아도 23개의 범실을 기록했지만 한국은 무려 34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점수를 헌납했다. 특히 상대가 쌓아올린 벽에 번번이 걸려들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초반부터 서브에서 연속으로 범실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세르비아도 범실이 많았지만 한국은 개로 월등히 많은 범실을 기록, 패배를 자초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보기 힘든 8초 룰 위반 등 1세트에만 범실을 8개나 기록한 것이 뼈아팠다.
1세트 한국은 김요한의 맹활약을 앞세워 초반 7-5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연속된 범실과 상대의 블로킹 벽에 막혀 그대로 연속 3실점을 허용, 7-8로 리드를 내주며 이후 역전 없이 줄곧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상대 스타코비치의 서브 범실 등을 묶어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간신히 막아냈다. 이후 한국은 19-21 상황에서 전광인의 오픈과 신영석의 서브 에이스로 21-21 동점을 만드는 등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갔다. 그러나 김요한의 오픈 공격이 상대의 블로킹에 막히는 등 아쉽게 첫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 역시 서브 범실과 상대 블로킹에 가로막혀 초반부터 6-10으로 리드를 허용했다. 한국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전광인 대신 최홍석을 투입, 시간차 공격과 블로킹, 김요한의 서브 에이스 등에 상대 사사 스타로비치의 서브 범실을 묶어 13-14까지 쫓아갔다.
니키치의 오픈 공격을 신영석이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15-15를 만든 한국은 이후 김요한의 공격이 연속 실점으로 연결되며 급격히 무너졌다. 주포 코바체비치를 중심으로 한 세르비아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먼저 매치포인트를 넘겨준 한국은 한선수의 서브 범실까지 이어지며 22-25로 패배, 2세트마저 넘겨주고 말았다.
물러날 곳 없는 위기에서 맞이한 3세트에서 한국은 상대 범실에 힘입어 초반 4-1로 앞서나갔다. 2세트 후반부터 투입된 박철우와 최홍석이 공격을 이끌며 차근히 점수를 쌓아나갔고 김학민이 시간차를 성공시키며 9-4로 리드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퀵오픈에 이은 연속 3득점으로 신영석이 분투하면서 박철우의 블로킹과 최홍석의 서브 에이스도 함께 빛났다. 1, 2세트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세르비아에 22-15, 7점차 리드를 잡은 한국은 상대의 서브 범실 2개로 25-17을 만들며 3세트를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처음 따낸 세트였다.
그러나 4세트 초반부터 터치넷 범실로 점수를 헌납한 한국은 1-5로 끌려갔다. 초반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상대의 공격에 연달아 무너지며 5-15, 10점차까지 점수가 벌어지는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추격의 의지를 놓지 않은 한국이지만 한선수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는 등 범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4세트를 12-25로 내주며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은 5경기 전승을 거둬야 본선 진출이 가능한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8개 팀이 출전한 이번 세계예선전은 상위 1개 팀과 2위 이하 7개 팀 중 아시아 1위 팀의 단 2팀만이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이틀 간 휴식을 갖고 오는 5일 일본과 3차전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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