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승' 심창민, "붕 뜨지 않고 나를 극복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03 09: 22

"얼떨떨하다". 
삼성 2년차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20)이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심창민은 지난 2일 대구 두산전에서 5-7로 뒤진 6회초 팀의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2이닝을 탈삼진 하나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막았다. 6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허경민을 3구 삼진으로 잡더니 김현수를 3루수 파울 플라이, 김동주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7회에도 이성열-고영민-양의지를 내야 플라이 2개 포함 모두 뜬공으로 요리했다. 2이닝 동안 투구수는 21개밖에 되지 않았고 그 중 16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최고 146km 직구에 128km 슬라이더, 118km 커브를 섞어가며 두산 타자들을 힘과 완급조절로 제압했다. 그 사이 삼성 타선이 역전에 성공했고 12-8 승리와 함께 심창민에게는 데뷔 첫 승이 주어졌다.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뜬공으로 잡아낸 팀 선배 배영섭은 경기 직후 심창민에게 직접 공을 '승리구'를 넘겼다. 승리구를 양손에 쥔 채 몇 번이고 쳐다본 심창민은 "얼떨떨하다. 이렇게 승리를 할 줄은 몰랐다. 점수차가 크든 적든 신인답게 피하지 않고 자신있게 피칭하려고 노력했다"며 가장 생각나는 사람으로 주저하지 않고 '부모님'을 말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1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삼성에 지명돼 계약금 2억원을 받은 심창민은 그러나 데뷔 첫 해 어깨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했다. 하지만 큰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기대주로 지목됐다. 4월말 1군 등록 후 패전 처리로 시작해 점차 불펜 핵심 요원으로 신분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 13경기 성적은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2.12. 17이닝을 던지며 삼진 17개를 잡을 정도로 구위가 좋다. 그런 심창민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경기가 있으니 바로 지난달 4일 대구 한화전이었다. 이날 그는 볼넷 3개를 남발하며 팀의 역전패와 함께 데뷔 첫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다음날 류중일 감독은 "창민이에게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팀 필승조로 기용될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심창민은 "처음에도 뭣도 모르고 덤벼들었다. 그러나 한화전에서 내가 준 볼넷 3개 때문에 팀이 졌다. 그때부터 날 억누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컨트롤하고, 자기극복부터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는 "마운드에 있을 때에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던진다. 하지만 흥분하지 않고 붕 뜨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승부하되 넘치지 않겠다는 게 2년차 어린 투수 심창민의 마음가짐이다. 
사이드암에 빠른 공을 던지고, 공격적인 승부를 하는 투수. 임창용을 연상시키는 심창민은 "임창용 선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영광이다. 나는 아직 크고 있는 신인인데 그 자체가 영광"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신인왕에 대한 마음도 마찬가지. 그는 "신인왕은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필요로 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열심히 하면 상은 알아서 따라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데뷔 첫 승으로 본격 발진을 시작한 심창민. 그도 이제는 당당한 신인왕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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