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삭발 투혼, 승리를 부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6.03 10: 18

'국민타자' 이승엽(36, 삼성)이 이를 악물었다. 이승엽은 지난 2일 두산과 홈경기를 앞두고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진 듯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과 6월 1일 대구 두산전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아쉬움 때문이었다.
이승엽은 5월 31일 한화전서 '괴물' 류현진(한화 투수)과 대결에서 3타수 무안타로 완패를 당했다. 이날 안타 생산에 실패한 이승엽은 지난달 8일 사직 롯데전 이후 연속 경기 안타 행진도 '20'에서 멈췄다. 그리고 1일 대구 두산전에서도 3차례 삼진 아웃을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 삼성의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대포를 가동했다. 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4경기 만에 손맛을 만끽했다. 1회 1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두산 선발 김선우의 1구째 투심 패스트볼(143km)을 걷어 올려 대구구장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125m 짜리 투런 아치로 연결시켰다. 시즌 10호 홈런.

1997년 32홈런을 시작으로 1998년(38개), 1999년(54개), 2000년(36개), 2001년(39개), 2002년(47개), 2003년(56개)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9년 만에 돌아온 국내 복귀 첫 해부터 보란듯이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의 투혼 덕분일까. 삼성은 홈런 4개를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두산을 12-8로 격파했다.
코야마 진 삼성 트레이닝 코치는 경기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승엽 선수가 2일 경기 전 내 바리깡(전기 이발기)으로 구장 내 샤워룸에서 빡빡머리가 됐다. 올 시즌 삼성의 성적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날 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4번 타자로서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고참 선수의 행동 하나 하나가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게 바로 '이승엽 효과' 아닐까.
what@osen.co.kr
삼성 라이온즈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