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김광현(24)의 피칭에 성준(50) 투수 코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광현은 지난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결국 2회 임훈의 적시타로 뽑은 1점을 잘 지켜 김광현은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작년 6월 12일 잠실 두산전 이후 356일 만의 감격이다.

최고 148km가 나온 직구 위주의 피칭에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커브를 섞어 완급을 조절해 나갔다. 7개월의 공백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괜찮은 성과였다.
그렇지만 3회 볼넷 2개를 내주거나 4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또 최고 구속도 1회 148km, 2회 146km, 3회 139km로 점점 떨어졌다. 4회 145km로 잠깐 올랐지만 5회 다시 142km로 하락했다.
성준 코치는 이날 김광현의 피칭에 대해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내용은 평가할 필요가 없다"면서 "아프지 않고 문제 없이 정해진 투구수를 던진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첫 단추를 잘 꿴데 대한 만족스러움이었다.
이는 전날(1일) "없는 살림에 아주 귀한 자원이 왔다"면서 웃었던 성 코치는 "광현이에게 '결과에 대해 벗어나자. 그저 여기까지 올라온 것에 만족하고 행복하자'고 전했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재활을 마치고 편해진 마음으로 앞으로의 등판 가능성에 무게를 두자는 의미다.
성 코치는 "구속이 중간에 좀 떨어졌고 중간중간 힘이 들어가면서 제구도 흔들렸다. 그렇지만 위기에서 스스로 벗어나며 실점하지 않았다. 또 잠깐 잠깐 밸러스가 흐트러졌을 때는 공을 던져 가면서 다시 맞췄다"면서 "점차 등판 회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으로 본다. 본인이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지 잘 알고 있고 경기를 통해 수정해 나갈 것이다. 해줄 말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 코치는 "오늘 광현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수비수들이 집중해줬고 최영필, 박희수 등 불펜 투수들도 도움을 줬다"면서 "다들 잘해줘서 고맙고 행복한 하루였다"고 거듭 말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