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직면한 것일까?
올 시즌 LG 마운드에 큰 힘이 됐던 이승우·임정우·최성훈 신예 투수 3인방이 차례로 부진을 겪으며 1군 엔트리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임정우와 최성훈이 2군으로 내려간 데 이어 이번에는 이승우까지 자리가 위태하다.
지난 4월 8일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부터 깜짝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승우는 4월에 출장한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했지만 5월 6경기에서 5.79, 6월 2일 등판에선 4⅓이닝 4실점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월부터 공이 높게 형성되고 있으며 상대팀 전력분석에 의해 투심과 체인지업 같은 구종도 공략당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승우 역시 임정우와 최성훈처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월까지 LG 마운드에서 이들 신예 투수들이 선보인 역할은 상당했다. 이승우와 임정우 모두 승리투수가 되진 못해도 팀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깜짝 카드로 활약했고 덕분에 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던 LG 선발진도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성훈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왼손투수의 이점을 마음껏 살렸다. 이름 감안하면 이들의 이탈과 부진은 팀 전력에 막심한 손해로 다가올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LG 김기태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2일 임정우와 최성훈을 2군으로 내려 보내면서 “임정우는 잠깐 쉬는 차원에서 2군에 보냈다. 최성훈 역시 어제 한계 투구수를 넘긴 만큼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최성훈은 2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할 계획이다”며 이들이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임정우로 인해 생긴 선발진 공백은 다음 주에 메울 생각이다. 1군에 올릴 투수들이 많은 만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도 “투수들이 너무 많다. 도대체 누굴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만큼 대체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현재 2군에 있는 선발투수만 김광삼, 임찬규, 이대진이 있고 불펜투수로는 류택현, 한희, 이대환이 퓨처스리그에서 등판 중이다. 일단 LG는 2일 임정우와 최성훈이 빠진 자리에 좌완투수 신재웅을 올렸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만 해도 신재웅은 팀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고 이승우가 선발로 나섰던 4월 8일 삼성전에 먼저 내정되어 있었다.
김 감독과 차 코치 모두 그 어느 해보다 투수진이 풍족해진 만큼 이점을 최대한 살리려 한다. 김 감독은 베테랑 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 선에서 마운드에 올리고 있으며 차 코치 역시 2군에서 꾸준히 보고를 받으면서 1·2군을 동시에 운용하는 방향으로 올 시즌 LG 마운드를 구성하고 있다. 최근 1군에 올라온 불펜투수 우규민과 이동현만 봐도 부쩍 구위가 향상되면서 LG 불펜진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대로라면 우규민과 이동현은 유원상의 앞에서, 혹은 때때로 유원상을 대신해 등판하면서 불펜진의 체력안배를 유도할 전망이다.
차 코치는 올 시즌 마운드 운용에 대해 “원래는 선발투수만 20명을 쓰려고 했다”며 “지금 같은 투수진 운용을 애초에 계획하고 있었고 감독님께서도 잘 이해해주셨다. 감독님께서 투수를 관리하는 데 센스가 있으시고 2군 코치님들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모든 게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팀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 지금까지 LG는 예상을 뒤엎으며 어느 해보다 안정적인 마운드를 구축하고 있다. LG가 만일 시즌 끝까지 지금 모습을 유지한다면, 시즌 막판까지 돌풍의 핵으로 자리할 것이다.
drjose7@osen.co.kr
이승우-임정우-최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