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착한 남자'에 질렸나..'물 만난 고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6.03 11: 00

배우 장동건이 '착하고 바른 남자'란 타이틀은 잠시 접어두었다.
장동건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영화 '마이웨이'에서 감정없는 바른생활 사나이같은 조선청년 준식의 모습에 전혀 매력을 못 느낀 관객이라면 '새로운 장동건'을 반길만하다.
장동건의 색다른 변신은 프랑스 칸에서 먼저 목격할 수있었다. 지난 달 27일 폐막한 제 65회 칸 영화제에서 장동건이 중국 톱여배우들인 장백지, 장쯔이와 호흡을 맞춘 허진호 감독의 영화 '위험한 관계'가 첫 선을 보였다.

국내관객들에게도 익숙한 1782년작 프랑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장동건은 '세기의 바람둥이' 역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배용준이 비슷한 배역을 연기한 바있는데,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카사노바 장동건의 모습은 마치 신인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신선하다.
능글맞은 웃음과 건들건들한 말투, 오글거리지만 매력있는 눈빛 등 작업의 고수로 변신한 장동건은 극장 안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장동건을 익히 알고있는 국내 관객들에게는 이런 새로움이 더했다.
허진호 감독은 "장동건 씨를 처음 만났을 때 '나쁜 남자'를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지금까지의 역할들이 너무 착했다. 또 본인도 천성이 굉장히 좋은 성격의 사람이니까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 역시도 그런 변화가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 영화 '친구'에서처럼 다른 역할을 했을 때 장동건의 매력이 분명 있으니까 해 보고 싶었다.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까지 하면 관객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장동건을 나쁜남자로 그렸다. 계속 나빠야 한다고 결론을 짓고 만들어 나간다"라고 장동건의 '나쁜 남자' 변신의 배경을 설명했다.
'위험한 관계' 속 장동건의 모습은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의 모습과 겹친다. 작품 속 장동건은 스스로 '착한 남자' 역할에 질린 듯이 물 만난 고기다. 나쁜 남자라기보다는 '차도남'의 정의에 가까운 건축사 김도진은 까칠하고 도도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물론 그 안에는 단숨에 여심을 녹일만한 반전의 따뜻한 마음씨와 폭풍매너가 자리잡고 있다.
극중 도진으로 분한 장동건은 건물주의 피해 보상 제기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독설도 서슴치 않는가 하면, 클럽에서는 진짜 친구 딸과 즉석만남을 가져 줄행랑치기도 한다. 실수로 자신에게 짝사랑 고백을 한 여자를 짖궂게 놀리는 개구쟁이의 모습도 지녔다. 
장동건의 '꽃중년' 연기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항상 선해보였던 큰 눈망울에서 또 다른 생동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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