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부산 시민타자가 국민타자에겐 안 되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6.03 16: 34

"아휴, 올해는 너무 세게 붙어서 힘들 것 같아요".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35)은 올스타전 하면 떠오르는 사나이다. 롯데로 이적한 이후에는 매년 빼놓지 않고 올스타전 투표에서 '베스트 텐'에 이름을 올렸고 2010년에는 역대 최다득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도 확실하다. 2010년 금발 가발을 쓰고 나와서 팬들을 즐겁게 해 주더니 지난해엔 턱돌이와 유니폼을 갈아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팬 투표로 올스타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친구 이승엽(삼성)의 존재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홍성흔은 삼성 류중일 감독에 "승엽이 그냥 1루수로 올스타전 나가게 하면 안 되겠냐"고 통사정을 했지만 결국 이승엽은 홍성흔이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이스턴리그 지명타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올스타전 투표에서 홍성흔은 이승엽에 약 4만여 표 뒤진 14만 표를 기록하고 있다. 홍성흔은 3일 넥센전을 앞두고 "너무 세게 붙었다"면서 "부산 시민타자가 국민타자한테는 도무지 안 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성흔은 "류중일 감독님께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결국 승엽이를 지명타자에 올리셨더라. 요즘 승엽이 1루로 자주 나가는데 그냥 1루로 보내셨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더니 주위에서 '결국 감독 추천으로 나가게 되지 않겠냐'라고 묻자 웃으며 "나도 자존심이 있다. 내가 안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포기할 때는 아니다. 투표기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홍성흔은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유세활동을 해야겠다"고 말하고는 "마치 대통령 후보처럼 서면 오거리에서 선거홍보를 나서겠다. 가서 내 응원가도 부르고 시민들에게 인사 꾸준히 하며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며 당장이라도 거리로 나갈 기세였다.
홍성흔의 마지막 말은 이것이었다. "저는 그래도 부산 시민들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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