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에 아시아의 물결, 그 중에서도 한국인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3일 'J리그의 아시아 시프트 가속 이유'에 대한 칼럼을 통해 최근 J리그가 보이고 있는 아시아 중심의 분위기를 분석했다. J리그의 동남아시아 진출과 이로 인한 일본 선수들의 해외진출 경향을 다룬 이 칼럼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J리그의 '한국인 용병' 선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최근 J리그는 팀에서 뛰고 있는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를 한국인으로 채우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 3명 제한과 달리 아시아 축구 연맹(AFC) 가맹국 지역 선수는 1팀당 1명 영입할 수 있는 '아시아 쿼터제' 때문이다. 지난 2004년에는 7명뿐이었던 J리그(J2 포함) 한국인 선수가 올 시즌에는 그 6배인 41명에 달하는 이유다.

J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 출신이 가장 많아 현재 50명이 등록돼 있다. 그만큼 한국인 선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2004년부터 지난 해까지 브라질 선수를 영입했던 빗셀 고베도 올 시즌에는 배천석과 이광선 등 2명의 한국인 선수만 팀에 등록시켰다.
한 J리그팀의 강화담당자는 "일본문화에 적응이 쉬운 데다 한국인들의 J리그 이적 열망이 강해지고 있다"며 "팀에 있어서도 브라질 선수보다 몸값이 싸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보다 적은 비용으로 영입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오퍼를 넣는 팀도 다수"라며 J리그에 만연하고 있는 한국인 선수에 대한 입도선매 실태를 밝혔다.
동남아시아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일본이 아시아 시프트로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하고 실력이 좋은 한국인 선수의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것. 이러한 경향은 꼴찌 주빌로 이와타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리고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후 승승장구를 이어갔던 이근호를 비롯해 올 시즌 세레소 오사카의 '황태자'로 거듭난 김보경 등의 맹활약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 선수들의 J리그 집중 현상은 자연히 K리그에 있어 우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아시아 쿼터제가 도입될 때부터 꾸준히 제기되던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인 선수가 일방적으로 일본에 유출되면서 K리그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J리그 어느 팀의 경기를 봐도 한국인 선수가 한 명씩은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 J리거의 활약에 그저 뿌듯해 하기엔 입맛이 씁쓸한 이유다.
한국인 선수들이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저렴한 몸값으로 J리그에서 뛰고 있는 현실은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결국 저비용 고효율의 비즈니스 법칙이 무수한 한국인 J리거를 양산하는 근본적인 이유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렴한 몸값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왜 J리그를 택하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J리그의 앞선 시스템은 선수들이 축구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선수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드래프트 제도 역시 선수들이 J리그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선수들이 뛰고 싶은 무대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K리그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환경과 시스템적인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2002년의 영광은 기념식을 끝으로 잠시 덮어두고 눈 앞의 미래를 향해 K리그를 마름질해야 할 때다. K리그가 아시아 최정상 리그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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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