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승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고원준(24,롯데 자이언츠)은 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시즌 10번째 선발 등판했다. 앞선 9번의 등판 가운데 단 1승밖에 챙기지 못했던 고원준은 최근 넥센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17일 사직 경기에서 9실점으로 부진했기에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던 상황.
그렇지만 고원준은 이날도 넥센을 상대로 설욕에 실패했다. 1회부터 고원준은 1사 후 서건창에 볼넷 후 이택근-박병호-강정호에 연속 3안타를 얻어 맞으며 2실점을 범했다. 그리고 2회엔 선두타자 지재옥에게 데뷔 첫 홈런포를 헌납했다. 볼카운트 1볼에서 고원준은 몸 쪽 높은 136km 직구를 던졌는데 이게 그대로 통타당했다.

3회와 4회 역시 안타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긴 고원준은 5회 시작부터 두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흔들렸다. 야수의 도움도 아쉬웠다. 무사 1,2루서 이택근에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지만 전준우가 공을 잡은 뒤 송구 동작에서 뒤로 빠트리며 2루 주자 정수성이 홈까지 들어왔다. 결국 고원준은 0-4로 뒤진 5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결국 롯데는 초반 4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넥센에 3-4로 패했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서 고원준의 성적은 아쉬움만 가득하다. 이날 경기 포함 평균자책점은 5.85로 규정이닝을 채운 22명의 투수 가운데 21위다. 또한 10번의 등판에서 단 1승만 거뒀고 5번 패해 최다패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욱 아쉬운 건 고원준 등판일 롯데의 성적이다. 10번의 등판 가운데 롯데가 승리를 거둔 건 단 2번 뿐이다. 승리투수가 됐던 5월 1일 목동 넥센전과 5월 23일 대구 삼성전이다. 선발로 등판해 52⅓이닝만을 소화해 평균 5이닝만 갓 넘기고 있으며 퀄리티스타트는 2회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뒤이어 등판한 진명호(23)의 성적은 고원준과 극명히 대비된다. 선발 유망주인 진명호는 지난달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깜짝 선발등판해 5⅔이닝동안 1피안타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됐다. 또한 이날은 3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롯데가 경기 막판 추격전을 벌일 수 있는 힘을 줬다.
양승호 감독은 선발 후보군인 진명호에 이어 3일 경기를 앞두곤 우완 김수완까지 1군에 콜업했다. 김수완은 지난달 29일 NC 다이노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고원준에게 언제까지나 선발진 한 자리는 보장된 것이 아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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