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두 차례 선발로 등판해 도합 총 14이닝 213구 10피안타(탈삼진 9개, 사사구 8개) 1실점 1자책으로 두 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일주일 동안 그는 팀이 자랑하는 젊은 선발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두산 베어스 우완 선발 유망주 이용찬(23)이 어느새 투수진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용찬은 지난 3일 대구 삼성전서 선발로 나서 8이닝 동안 114구 역투를 펼치며 5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2개) 무실점 호투로 시즌 5승(4패, 4일 현재)째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와 함께 이용찬은 평균자책점을 2.20으로 낮추며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에 앞서 이용찬은 5월 29일 잠실 KIA전서도 6이닝 5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6개)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지난 시즌 도중 계투에서 선발로 전향해 28경기 6승 10패 평균자책점 4.19의 성적을 올렸던 이용찬은 시즌 반환점도 돌지 않은 현재 이미 지난해 거둔 선발 6승에 단 1승 차로 다가섰다. 5월 중순까지 타선 지원 등이 부족해 1실점 완투를 하고도 패하는 ‘박복 선발’이 되기도 했던 이용찬은 어느새 최근 3연승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KIA전서 양의지의 도루 저지 2회 등의 운도 있었으나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그의 능력도 한 몫 했다.

3일 경기서 이용찬의 최고 구속은 145km에 그쳤다. 올 시즌 들어 이용찬의 최고구속은 147km 가량. 마무리로 뛸 때 최고 154km를 던졌던 그였음을 떠올리면 이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용찬은 떨어진 직구 구속을 움직임이 좋은 포크볼과 완급조절형 커브, 슬라이더로 상쇄 중이다. 한때 마지막 1이닝을 직구 13구로 끝내던 파워피처 마무리는 이제 ‘팔색조 선발’로 변신했다.
2일 두산 투수진을 상대로 12점을 뽑아내며 폭발했던 삼성 타선에 무실점 찬물을 끼얹은 이용찬. 경기 후 이용찬은 “내가 한 번에 무너지지 않으면 타자들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감독님 지시대로 최대한 땅볼 유도형 투구를 펼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잘 먹혔다. 요즘 타자들이 포크볼을 많이 노려 커브 구사도를 조금 더 높였다"라고 말했다.
이날 역투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이용찬은 "원래부터 목표는 3.99였다. 4점대 미만으로 내 몫을 하고 싶다"라며 "이제 선발의 몸이 된 것 같다. 캠프 때부터 선발로 잘 준비해온 게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현재 이용찬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7회를 기록하며 팀 동료 더스틴 니퍼트, 넥센 좌완 밴 헤켄과 함께 전체 공동 4위에 올라있다. 누가 봐도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로서 제 몫을 확실히 해내고 있다.
“적어도 마무리로서 100세이브 이상을 올리고 싶다”라던, 2년 간 타이틀 한 차례 포함 51세이브를 올렸던 이용찬이 풀타임 선발로 전향한 데는 김진욱 감독의 결단이 있었다. “용찬이가 선발로 오랫동안 뛰는 것이 선수 본인에게 오히려 더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또한 팀에도 미래 에이스를 내세우는 일이 될 것이다”. 현재만이 아닌 미래도 생각해야 하는 두산의 현재를 감안했을 때 이용찬이 올 시즌 부상 없이 한 시즌을 꾸준히 선발로 뛸 수 있다면 이는 팀에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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